본부가 정문 개선사업의 설계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정문 개선 사업 진행 과정과 설문조사에 제시된 안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4일부터 19일까지 대학본부(이하 본부)가 ‘정문 및 주변 환경 개선(안)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은 정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와 △옛 정문 컨셉을 복원한 정문인 제 1안 △보행자 전용 정문인 제 2안 △현행 정문을 유지하는 제 3안 중 선호하는 정문 및 주변 환경 개선(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학내 구성원 2,671명 중 74%가 정문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39.8%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제 1안이 정문 개선의 설계안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현재 정문을 유지하는 제 3안을 제외한 제 1안과 제 2안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드러났으며, 이에 학내 구성원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문 문제 해결 못 한 제 1안

옛 정문의 모습을 복원한 정문인 제 1안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학생들의 공간을 축소한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정문의 문제점을 보완한 안이 아닌 것이다. 제 1안으로 공사를 실시할 시 정문 입구에 위치한 지하 주차장을 완만한 경사로 덮어 차량 도로로 이용하고, 도로의 양쪽을 보도로 사용한다. 차량은 넉넉한 터에 있는 농구장 공간에 지어질 회전 교차로를 통해 학내 다른 도로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제 1안은 차량이 지나가는 정문과 회전 교차로를 보행자가 건너야 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현행 정문은 많은 차량이 지나 보행자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제 1안은 보행권을 지킬 수 없으며 보행자들이 차량도로를 한 번 더 건너야 하는 위험이 있다. 신동훈(경제학 15) 씨는 “현재 정문은 보행자의 사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며 “보행자 안전이 개선되지 않는 정문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제 1안은 당초 계획한 정문 개선안의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지난 4월 본부는 △캠퍼스의 상징성 구현 및 정문 주변 환경과의 조화 △보행자·차량 동선 혼재를 해소할 교통 환경 개선 △효율적 시공계획 및 친환경 등을 고려한 경제적 설계를 기준으로 정문 설계를 담당할 설계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제 1안은 상징성과 보행자·차량 동선 혼재 문제를 해소할 수 없어 당초 목적과 맞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의 공간인 넉넉한 터가 축소되는 문제도 있다. 우리 학교 총학생회 조한수(정치외교학 12) 회장은 “넉넉한 터는 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 많은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며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공간을 빼앗아선 안 된다”라고 전했다.

 “제 2안은 금샘로 개통해야 실현 가능”

보행자 전용 정문인 제 2안은 우리 학교에 진입하는 차량의 양을 감당할 수 없어 애초에 본부가 실현 불가능한 안을 제시했다는 의견도 있다. 제 2안은 정문 전체를 완만한 보행로로 바꿔 정문 출입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보행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학교를 이용하는 차량의 수에 비해 차량 진입 출입구가 부족해진다. 이에 도로의 개수와 위치 등을 평가받는 교통영향평가에서 허가되지 않는다. 제 2안을 실현하려면 학내 차량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금샘로가 지어져야 한다. 하지만 부산광역시청 관계자는 “현재는 금샘로를 어떻게 지을지 설계 하는 단계”라며 “확정된 바가 없어 빠른 시일 내 금샘로 공사는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문공사의 시공이 예정된 내년 1월에는 금샘로 완공이 불가능해 애초 제 2안은 시행하기 어려운 설계안이었던 것이다.

본부. 제 1안 문제 인정

본부는 제 1안이 보행자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설계안으로 결정된 제 1안에서 차량 진입을 막기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문 및 주변환경개선 추진위원회 구성원 A 씨는 “차량 진입을 막는 추가적인 공사는 설계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은 사항”이라며 “차량 진입을 막지 않아도 되는 안이 나올 수 있도록 충분히 고려해야 했다”라고 제 1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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