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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길고양이 여론, 험오를 공존으로 바꿔나가야캣맘·캣대디에 드리운 혐오의 그림자
  • 정두나 기자
  • 승인 2019.11.30 19:56
  • 호수 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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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들은 길고양이의 이름을 붙이고 밥을 주는 등 길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캣맘·캣대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캣맘·캣대디 활동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학내에는 캣맘·캣대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캣맘·캣대디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금자리를 만들어 돌봐 주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많은 학내 구성원이 캣맘·캣대디를 자처하고 있다. 건물마다 사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지어주거나 모금을 통해 고양이의 수술을 지원하는 등 학내 캣맘·캣대디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각 단과대학 내에서 모임을 만들거나 동아리를 구성해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구성원의 일부 VS 생태계의 무법자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캣맘·캣대디 문화를 둔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논쟁에 대해 캣맘·캣대디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길고양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보다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진다는 입장이다. 박혁(사회학 16) 씨는 “이미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며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나 배설물이 주거 환경을 해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재학생 A 씨는 “캣맘·캣대디 활동은 학내에 위생 문제를 야기하고,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늘려 도시 생태계를 파괴한다”라며 “이유 없는 살생을 하는 고양이를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갈등이 심화되자 지난달 2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타이레놀로 길고양이를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공존의 의무 있다

캣맘·캣대디 활동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길고양이와 같은 도시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질병과 학대에 노출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이은주 대표는 “길고양이 문제는 보호가 아닌 공존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길고양이의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보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길고양이를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동물권시민연대 RAY 김은희 대표는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보살피는 사회가 돼야 한다”라며 “약한 동물의 학대 문제는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캣맘·캣대디 활동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서는 길고양이를 보살필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주 대표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길고양이들을 살피는 캣맘·캣대디 활동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길고양이 논란 해결 위한 노력

캣맘·캣대디 활동에 대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TNR(Trap-Neuter-Return)(이하 TNR)의 확대가 제시됐다. TNR은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인도적인 방법으로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뒤, 원래 있던 장소에 풀어주는 활동이다. 길고양이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소음은 대부분 발정음이나 영역 싸움이기에 TNR의 확대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TNR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은주 대표는 “먹이를 주며 개체 수를 파악하고, 수술 후에도 고양이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은희 대표는 “영역을 지켜야 하는 우두머리 고양이를 제외하는 등 TNR을 시행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TNR 외에도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길고양이를 위한 법적 조치는 TNR 뿐이다. TNR 이후 건강 관리나 약물 부작용을 살피는 등의 조치는 법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질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한 응급 구조 대상인 동물에 대한 법적 토대가 모자라다”라며 “TNR 이외의 적극적인 법적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동물 학대 처벌로 실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은주 대표는 “최근 들어서야 동물 학대자에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가학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을 공고히 해 가해자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전했다. 처벌의 강도를 높여 동물 학대를 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고양이 급식소를 확대하는 것도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깨끗한 환경에서 먹이를 제공해 길고양이의 건강을 지키고, 길고양이가 음식물 봉지를 찢는 등 주거환경을 해치는 행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길고양이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부산광역시 북구청과 함께 캣맘·캣대디 활동을 하고 있는 B 씨(북구, 65)는 “실제로 깨끗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길고양이를 주민들에게 노출시켜 인식의 변화를 이뤄냈다”라고 전했다.

캣맘·캣대디 활동에 대한 교육도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무분별한 혐오를 막기 위해 캣맘·캣대디의 필요성에 대한 동물 윤리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캣맘·캣대디를 대상으로 한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길고양이 생존과 자립을 위해 지켜야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수적인 교육이 부족해 캣맘·캣대디들이 오히려 길고양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B 씨는 “실제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길고양이를 위험하게 만든 캣맘·캣대디들도 많다”라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형주 대표는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 동물 교육은 꼭 이뤄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정두나 기자  du10101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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