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주변 상권에서 나타난 핑크택스
여성 소비자를 마케팅하는 제품에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핑크택스(Pinktax)에 대한 비판이 2017년부터 대두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부대신문>이 핑크택스의 모든 것을 짚어봤다.


핑크택스(Pinktax)란 여성이 사용하는 물건이나 서비스에 높은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여성이니까 더 내야 하는 부담’이라는 뜻에서 핑크택스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러한 상황에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핑크택스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머리의 기장이 남성과 똑같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더 지불해야했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지난 2015년 뉴욕시 소비자보호국이 24개의 온·오프라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800개 제품에 대해 핑크텍스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가격 차이가 큰 품목은 △샴푸 △컨디셔너 △데오도란트 △면도기 △미용용품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용품이 남성 마케팅 제품보다 평균적으로 13% 높은 가격을 보였다. 비교 분석한 전체 물품 중 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제품 42%가 남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제품보다 가격이 높기도 했다.

고정관념에 뿌리를 두다

핑크택스는 기업들이 여성 소비자를 저격해 만들어낸 핑크 전략으로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여자는 분홍색을 선호한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마케팅인 것이다. 실제로 영유아 여성부터 노년기 여성의 제품까지 핑크색 제품을 아직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디자인과 기능의 사소한 변화에 여성 소비자가 반응할 것이라는 편견과 여성의 물품은 사치재로 인식하는 것도 핑크택스가 부과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생필품에 여성용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은 물론, 가격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학) 교수는 핑크택스가 부과되는 이유에 대해 “여성이 패턴이나 액세서리에 민감하게 느낀다고 업계가 생각하기에 제품에 사소한 차별을 두어 비싸게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영(사회학) 교수는 “제품의 품질에는 차이가 없지만, 단순한 포장으로도 여성에게는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업계의 사고를 반영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성차별적 마케팅, 억울해요”

핑크택스는 성차별적 인식을 조장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기능에 차이가 없는 동일한 물품이라도 여성을 마케팅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높게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김영 교수는 “남성에게는 필수품이고 여성에게는 사치재라는 인식에서 기인한 문제”라고 전했다. 기업이 생필품 중 일부 물건을 여성이 사용하는 사치재로 받아들여 더 높은 부가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핑크택스로 인해 차별을 당하는 기분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보경(동래구, 21) 씨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필수품을 구매할 때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라고 전했다.

일차원적인 핑크 전략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분홍색과 같은 단순한 색상 추가와 같은 전략은 상품 판매 실패는 물론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2012년 프랑스 문구회사 빅(Bic)은 분홍, 보라 등 파스텔 색상의 여성용 볼펜 세트 빅포허(Bic for Her)를 출시했다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누구나 소비를 즐기기 위해선 

핑크택스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계를 비롯한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업계에서는 젠더리스 상품에 주력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젠더리스는 여성과 남성 옷에 구별을 짓지 않고 양성을 표현하거나, 기존의 성 개념을 초월한 중성을 표현하는 것을 지칭한다. 패션 브랜드 Zara는 ‘Ungendered Line’에 △진(Jean) △셔츠(Shirts) △점퍼(Jumper)를 중심으로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인 구찌(Gucci)는 패션쇼의 관행인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분리한 무대를 지양하고, 성 중립적인 제품을 하나의 무대로 통일하기로 했다. 성별 구분을 두지 않는 업계의 시류에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석(금정구, 20) 씨는 “유니섹스 옷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모든 소비자가 공정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비판적인 소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김영 교수는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부당한 요금 청구에 대해서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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