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의 죽음


이 나무가 죽었는지 아니면 아직도
죽어가는 중인지 알 수가 없다
한겨울 거리의 가로수

그 날은
드물게도 눈이 왔기에 눈이 되어
벤자민의 영혼은 떠났다.
맥없이 열린 창문 사이로

얼어붙은 식물의 시신?
시신이라기엔 너무나 견고해 보여서
나무는 죽음을 모르는 건가

첫 번째 죽음과
본질적이며 오래된 침묵은
무엇이 다르지?

벤자민은 지금 
무엇이 되었지?

이 순간에도 죽음은
가로수를 위한 속도로
여유롭게 드리우는 중인가

어쩌면 그게 나무일지도 모른다
가끔 꽃잎이 내려앉는
잎사귀가 무성한 죽음

벤자민의 행방
멈추지 않은 벤자민의 시간에 대해

세계의 죽음이 한 겹
자라난 것 같았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