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면 봄과 겨울에 입는 두꺼운 옷을 보관한다. 신발은 부츠를 신발장에 놓고 시원한 샌들을 꺼낸다. 옷은 얇은 반소매 셔츠, 짧은 바지, 그리고 여학생들은 짧은 치마 입기를 시작한다. 몇 명 학생은 여름에 짧은 옷을 입으니 열심히 운동을 해서 몸짱이 된다.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여름 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각각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입는 옷을 맞춰야 하므로 여러 옷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넘어 패션이 더 다채로워진다.

내 고향 인도네시아에서는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적도에 위치해 있으며 열대 국가이다. 봄, 가을, 겨울이 없고 매일 매일 한국 여름처럼 날씨가 덥다. 온도는 대략 25~34도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두 계절 우기와 건기가 있지만 옷차림에 대해서는 거의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래서 똑같은 옷을 한 해에 언제든지 입을 수 있는 편한 점이 있다. 항상 한국 여름과 똑같은 온도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일 년 내내 여름 패션만 있다!’고 말 할 수도 있다. 날씨가 한 25도정도만 하면 사람들이 점퍼나 스웨터를 입는 것은 아마 한국 학생들한테 웃기고 신기한 일이다. 겨울이 없으니까 한국드라마나 미국드라마에서 나오는 겨울 옷차림을 보고 왠지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학교에 가면 대학생들이 보통 깔끔하고 캐주얼한 옷을 입는다. 다른 나라에 있는 대학생과 같이 청바지와 셔츠를 즐겨 입는다. 요즘은 남학생들은 셔츠와 언더셔츠를 덧입고 위 단추 하나만 풀거나 다 푸는 스타일, 여학생은 청바지나 하이웨이스트 스커트.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 학교에서 짧은 치마를 입으면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어야 된다. 무릎보다 짧은 치마나 짧은 바지는 놀러 갈 때 입지만 학교로 입고 다니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처음 한국에서의 여름에 대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이 미니스커트나 무릎보다 짧은 바지를 입는 것 보고 놀랐다. 더 놀란 것은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는 여학생도 있었다. 제가 신기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춥지 않은가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가 아니지만 이슬람 신자가 제일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머리에 스카프 히잡을 쓰고 다니는 여학생을 보기가 어렵지 않다. 히잡을 쓰는 학생은 패션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히잡을 쓸 때도 모델과 옷과 올리는 색깔을 맞춰서 나름대로 패션이 있다. 여름 같은 날씨에서 그러한 옷차림을 입으면 덥지 않은가 하는 질문이 떠오를 수 도 있다. 내가 한국학생들이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했듯 사람들도 그것을 보고 마찬가지로 신기했나보다. 이렇게 같은 20대 대학생이더라도 나라마다 날씨, 문화, 종교 등 패션과 옷차림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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