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경 대학 사회부장
sunlight1105@pusan.ac.kr

이제 2019년도 2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그리고 여전히 다사다난하다. 많은 논란이 일고 수그러들길 반복하며 한 해가 지나고 있다. 지난 8월 우리 학교 교수가 위안부 관련 망언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때부터 학교는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동문까지 해당 발언을 듣고 분노했다. 이에 해당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사회관에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사과 요구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지금도 집회와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논란을 해결하고자 학과 차원에서 개최한 간담회가 2차례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바란 것은 교수의 진정한 사과였다. 교수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자 학생들은 간담회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도 해당 교수는 간담회에서 공개 사과를 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간담회에서의 논의는 학생들의 분노를 더 북돋웠다. 

이를 계기로 시험 기간 동안 잦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사죄 요구 시위도 다시 이어졌다. 학생들은 침묵시위와 자유발언에 참여해 해당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포스트잇에 글씨를 적어 해당 교수의 연구실 문에 붙이는 퍼포멘스도 진행했다. 이렇게 학생들은 여전히 망언 교수의 사죄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회 차원에서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일반 학생이 시위를 주도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과 차원에서의 제제도 없다. 여전히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연세대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한 교수가 강의 중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이에 연세대학교는 해당 교수의 강의를 중단시키고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도 적극적으로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망언한 교수를 규탄하기 위해 모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동문회와 함께 파면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논란 이후, 3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우리 학교와는 굉장히 대조적이다. 

굳이 학생회가 노력해야 하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주최가 누구든지 시위와 집회가 진행되고 사죄 요구가 계속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나서지 않는 학생회는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사죄 요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들의 대표인 학생회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지 않은가. 학생회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다. 학생들이 바라는 것을 그들을 대표해 먼저 목소리 내고 촉구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아직도 학생들의 움직임을 뒤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학생회는 반성하길 바란다. 이제는 신중을 넘어 그저 회피로만 보인다. 학생들이 꾸준히 사과 요구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이제는 학생회도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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