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과 오렌지 껍질에 있는 리모넨은 무극성 물질로 서로를 녹인다

풍선을 터트리기 위해선 바늘과 같이 날카로운 물건을 풍선에 가져다 대는데요. 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를 이용해서 풍선을 터트릴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는 바로 오렌지입니다. 공기가 들어간 풍선 옆에 오렌지 껍질을 까거나 풍선을 향해 오렌지 껍질 즙을 묻히면 풍선이 터지는데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오렌지 껍질에 함유돼있는 리모넨(Limonene) 성분 때문입니다. 각종 식품 첨가제나 향료의 원료로 쓰이는 리모넨은 산성 물질로 피부나 눈, 폐에 자극을 주기도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오렌지를 까다가 껍질 즙이 눈에 들어가면 따끔한 이유가 리모넨 때문입니다.

성분 리모넨이 풍선을 터트리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극성과 무극성을 알아야 하는데요. 극성이란 물질 속에 있는 전자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물질이 플러스(+)나 마이너스(-)와 같은 전기적 성질을 띠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무극성은 전자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아 물질이 전기적 성질을 띠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물질은 성질이 비슷한 물질을 섞게 하거나 녹이려고 합니다. 리모넨은 무극성 결합 물질로 구성돼있고, 풍선 또한 무극성 결합 물질인 고무로 구성돼있는데요. 따라서 풍선에 오렌지 껍질 즙을 묻히면 오렌지에 있는 리모넨이 풍선을 녹이게 되므로 풍선이 터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원리는 화합물을 추출하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제정호(화공생명공학) 교수는 “천연물로부터 약재 성분을 추출할 때 비슷한 성질을 지닌 물질이 서로를 녹이는 특징을 사용한다”라며 “식물에 들어 있는 여러 혼합 물질 중 무극성 물질을 얻기 위해 무극성 용매를 이용해 추출하는 것이 예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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