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제9공학관 9014호에 있는 한 동아리 방을 방문했다. 문 옆에 걸린 화이트보드에 빼곡히 적힌 수상기록이 동아리의 오랜 역사와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중에 매달린 모형 항공기 아래, 동아리 부원들이 모여 항공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모형 항공기 부품과 조립 장비가 흩어져 있고 나무판들이 쌓여 있는 이곳은 항공우주공학과 과 동아리인 블랙박스가 활동하는 곳이다.

블랙박스는 항공우주공학과 학생들이 만든 학술 동아리로 1991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블랙박스 조민기(항공우주공학 18) 부회장은 “학과 수업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살려 RC 모형 항공기를 제작하는 동아리”라고 블랙박스를 소개했다. 동아리 부원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은 열정이다. 조민기 부회장은 “모형 항공기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명이 협동해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열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블랙박스는 주마다 한번씩 동아리 활동을 한다. 어떤 비행기를 만들지 부원들이 의논해 정한 후,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설계하고 2D 전개도를 뽑는다. 그 후 레이저 커팅기를 이용해 뼈대를 만들고 장치를 설치한 뒤, 외관을 꾸며 하나의 모형 비행기를 완성한다. 또한 블랙박스는 매년 창의 비행체 경진대회에도 참여한다. 창의 비행체 경진대회는 전국의 항공 동아리들이 모여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비행체를 만들어 선보이는 대회이다. 다음 달에 대회가 예정 돼있어 현재 블랙박스는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는 화물을 싣고 정해진 장소에 두고 가는 비행체를 만들어야 한다. 조민기 부회장은 “4개월 동안 모형 항공기를 설계하고 제작해 시험비행을 했다”라며 “항상 만들고 추락하는 과정의 반복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부원들은 전공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해 보고자 동아리에 가입했다. 이창현(항공우주공학 16) 부원은 “학과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을 동아리 활동에 적용할 수 있어 전공지식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배움을 얻는 것 뿐만 아니라 부원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도 블랙박스의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의 고충도 있었다. 김진희(항공우주공학 14) 부원은 “모형비행기 제작 특성상 나무를 많이 다루는데 그 과정에서 가루를 마셔서 힘들 때도 있다”라며 “그래도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실제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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