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럽을 덮쳤던 흑사병은 굉장히 무서운 질병이었습니다. 흑사병은 14세기 중엽부터 17세기 중엽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흑사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유전병인 이 병은 무엇일까요? 

바로 혈색소침착증(이하 혈색증)입니다. 혈색증은 체내에 철이 과도하게 침착하는 유전병입니다. 몸속 철분이 항상 부족한 것으로 인식돼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는 질병인데요. 체내 장기에 30g 이상이 축적되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혈색증 환자는 흑사병으로부터 안전했는데요. 1349년 나타난 흑사병은 유럽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만큼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흑사병에 걸린 환자는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 종기가 생기고 열이 발생하며 피를 쏟는 증세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왜 혈색증 환자는 흑사병에 걸리지 않은 걸까요?

혈색증 환자들은 대부분 세포에 철분이 많이 쌓이지만, 대식세포에는 철분 공급이 차단돼 철분이 부족해집니다. 정상 대식세포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전염 인자들을 잡아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염 인자들은 대식세포에서 철분을 얻게 되는데요. 이 철분으로 인해 전염 인자가 성장해 병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혈색증 환자는 대식세포에 철분이 부족해 대식세포에 잡힌 전염 인자들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인데요. 흑사병의 전염 인자인 흑사병균 역시 혈색증 환자의 몸에서는 성장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덕분에 혈색증 환자는 흑사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책 <아파야 산다>에 따르면 유전병 혈색증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것은 흑사병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합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자손에게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를 물려줘야 합니다. 혈색증이 흑사병으로부터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요? 병이 병을 예방하는 과학적 원리가 매우 흥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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