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진행된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 강사 채용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아노 전공 실기 수업의 강사로 성악 전공자가 채용됐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우리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이하 한노조 부산대분회)에서 피아노 전공 공채에 성악 전공자가 채용된 것이 부당하다는 성명문을 게재했다. 이번 공채에서 채용된 강사는 미국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수다. 그러나 강의계획표에는 피아노 전공자라고 표기돼 있으며, 피아노 전공 실기 강의를 진행한다. 해당 강사는 한국에서 피아노 실기를 가르친 공식적인 경력은 없고, 2013년부터 경성대학교에서 성악 실기 수업을 가르친 것으로 밝혀졌다. 피아노 전공자가 아닌 해당 강사가 전공 실기를 가르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백현주(음악학) 강사는 “피아노 실기 강의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라며 “비전공자가 실기를 가르치는 건 심각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음악학과 학생들도 해당 강사의 전문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A(음악학 19) 씨는 “성악 전공과 피아노 전공은 같은 음악학과지만 다른 영역이다”라며 “강사와 학생의 전공이 일치하지 않아 학업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강사 채용 기준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음악학과 강사채용 전공 심사에 필요한 서류는 △이력서 △지원자가 정한 대표 실적물 1편 △교육계획서다. 대표 실적물은 음악회 경력 및 공식 판매용으로 출판된 △음반물 △영상물 △작곡물 등이다. 강사 세부 심사표에는 지원자가 피아노 전공자여야 한다는 조건은 명시돼있지 않았다. 한노조 부산대분회 사공일(교양교육원) 사무국장은 “공식 판매용 음반물은 강사를 채용하는 기준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라며 “채용 절차에 문제가 없더라도 이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강사의 채용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강사가 개설한 수업들은 영어로 진행된다. 하지만 수강 신청 당시 강사가 공개되지 않았고 학생들은 원어 수업에 대한 공지를 받지 못해 심각한 학습권 침해라는 것이다. 사공일 사무국장은 “실제로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음악학과는 이번 의혹에 대한 경위서를 본부에 제출했다. 또한 강사 채용을 담당한 교수는 해당 강사 채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권(음악학) 교수는 “절차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해당 의혹 제기가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