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지치는 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할 때 얼음을 굴려 먹다 와작 깨 먹어본 경험이 있나요? 얼음이 쉽게 깨져서 아쉽지 않았나요? 그런데 얼음에 □(을)를 넣어 얼리면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이것은 무엇일까요?  

□는 바로 솜입니다! 솜이 어떻게 얼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걸까요? 

얼음은 물이 얼어 고체가 된 상태입니다. 물의 온도가 0도로 내려가면, 물 분자들이 단단한 수소 결합을 통해 육각기둥 형태의 입체 결정 구조를 이룹니다. 이러한 구조의 얼음은 여느 고체와 같이 압축 강도는 높지만, 인장강도는 낮은 성질을 가집니다. 압축 강도와 인장 강도는 각각 누르는 압축력이나 당기는 인장력으로 재료가 부서지지 않고 그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의 힘을 말하는데요. 즉, 인장 강도가 낮은 얼음은 당기는 힘으로 쉽게 깨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솜과 함께 얼린 얼음은 다릅니다. 얼음 안에 솜이 들어가면 거대한 그물망 구조를 형성해 솜이 물과 물 사이 간격을 좁히며 응집력을 높여주는데요. 이를 브리징 효과(bridging effect)라고 합니다. 물 분자들이 강한 응집력에 의해 단단해지면서 얼음이 잘 깨지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인장력을 보완하는 원리는 건물에도 적용되는데요, 콘크리트 건물이 이 원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또한 얼음처럼 인장력에 약해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만 사용하면 건물에 균열이 쉽게 생겨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건물을 지을 때 인장력을 받는 부분에 철근을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만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콘크리트 건물은 이러한 철근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한 것이죠. 조창근(조선대 건축학) 교수는 “철근뿐만 아니라 철사와 같은 강섬유를 넣어 얼음 솜과 같은 브리징 효과를 내기도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외에 흙집에 지푸라기를 넣어 건물을 짓는 것도 같은 원리라고 합니다. 약해 보이는 철사와 솜이 이런 강력한 힘을 낸다니 신기하고 생소해 보이지만,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리라고 생각하니 친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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