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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위한 총장직선제, 관심있어야 이룰 수 있어] ①교수들의 총장직선제··· 학생들 “투표권 달라”
  • 김정윤 기자
  • 승인 2019.09.22 01:15
  • 호수 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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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투표 참여 여부와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가에 번지는 총장직선제
  

국·공립대학에서 총장직선제가 부활하고 있다. 총장직선제는 6월 민주항쟁 이후 국·공립대학에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총장선거방식을 대학재정지원과 연계했다. 이를 바탕으로 직선제를 실시하는 국·공립대학에 규제를 가했다. 총장직을 두고 교수들이 교내 정치에 몰두해 연구와 강의에 소홀해진다는 것이 근거였다. 이어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총장직선제를 유지한 국·공립대에 이전보다 심한 불이익을 줬다. 이에 다수의 국·공립대학이 총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변경했다. 우리 학교도 총장 선출 방식을 변경하려고 했다. 2015년 6월 김기섭 전 총장이 차기 총장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故고현철 교수가 투신하며 항의했고, 결국 우리 학교는 총장직선제를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정부는 재정지원사업에서 우리 학교 점수를 삭감했다. 2017년 5월 총장직선제를 유지한 국·공립대학은 우리 학교와 서울시립대 총 2곳뿐이었다.

최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총장선거를 다시 직선제로 치르는 국·공립대가 늘고 있다. 현 정부가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해 국·공립대 총장선거의 자율성을 보장한 것이다. 지난 3월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에 가입한 4년제 대학 41곳 중 24곳이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했거나 선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대 △충북대 △군산대 등 16곳이 이미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했고, △경상대 △서울교대 △충남대 등 8곳은 직선제를 계획을 하고 있다.

사립대에도 총장직선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사립대의 총장 선출 방식은 총장 임명제나 총장 간선제였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임명한 총장의 비리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대학 구성원의 불신이 커졌다. 이에 이화여대에서 사립대 최초로 총장직선제가 시작됐다. 이어 성신여대와 상지대에도 도입되며 사립대에서도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수 중심 총장직선제
학생 투표권 적어

 

현재 많은 대학이 총장선거를 직선제로 치르고 있지만 교수를 중심으로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학생의 투표권이 없거나 적은 대학이 대다수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은 전체투표권자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교수가 87%인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다른 대학의 경우 △경북대 4% △충북대 3% △전북대 3.54%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외대처럼 투표권이 없는 경우도 있다. △상지대 22% △성신여대 9% △이화여대 8.5%로 상대적으로 학생 투표 비율이 높은 대학도 있지만 이들도 교수의 투표권 비율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교수들은 직선제에서 교수들의 투표 비율이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잘 모르고 대학은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교수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진욱(창원대 산업조선해양공학) 교수는 “교수가 학생에 대해 학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라며 “학생들의 투표 비율이 높으면 학연에 의해 뽑는 등 편향성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우리 학교 A 교수는 “대학은 연구와 교육을 위한 기관이며 연구와 교육의 핵심은 교수다”라며 “총장을 뽑는데 교수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학생을 위한 공약 없다

 

문제는 학생들의 선거참여 비율이 낮아 학생들의 위한 정책도 적다는 것이다. 총장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에는 학생을 위한 공약이 거의 없다. 전호환 총장이 2015년 총장선거 당시 내세웠던 주요 공약은 △교무위원 위상 강화 및 부총장 중심 행정체계구축 △ 교직원 급여 수준 현실화 △기본연구비 지원을 통한 연구 단절 극복 △부산대 랜드마크 건설 및 정문 개선 △임기 내 3,500억 원 규모의 발전 재원 조성으로 학생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도 마찬가지였다. △ 교수 업적 평가제도 개선 △교내 연구지원 강화 △교직원을 위한 기구 구성등이 그들의 공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학생 중심 대학 운영이나 국내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졸업생 취업률 인상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도 있었지만 해당 후보들은 낙선했다.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다. 충북대학교 총학생회 문재윤(축산학 13) 회장은 “총장 후보자들의 공약 중 학생들을 위한 공약은 거의 없었다”라며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총장 선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학생 선거권이 없는 한국외대에서는 학생들의 의사는 전혀 선거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외대 김민주(융합일본지역학 17) 씨는 “2017년에 있었던 총장선거에서 대다수의 후보자들 공약에 학생들을 위한 정책은 없었다”라며 “학생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사람은 총학에서 실시한 학생 모의투표에서는 1위였지만 실제 득표수가 낮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투표권을 얻기 위한 노력  

 

학생들은 총장 선거에서 학생들의 참여 비율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 작년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생총회를 통해 실질적인 투표권 보장을 본부에 요구했다. 총학생회 조한수(정치외교학 12) 회장은 “총장은 교수회장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의 대표”라며 “학생도 교수와 동등하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 B 씨는 “학생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학생 투표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작년 전북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이 <교육공무원법>을 근거로 총장 선거 투표권을 독점하려고 하자 학생과 직원이 교수 회의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전북대학교 총학생회 나영인(반도체과학기술학 11) 전 부회장은 “교수들이 학생에게 <교육공무원법>을 근거로 투표권을 주지 않으려 했다”라며 “학생들도 엄연한 학내 구성원인데 배제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 항의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 24조 3항 2호에는 교원의 합의로 총장을 선출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를 근거로 교수회가 투표권을 높여 달라는 학생 의견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 국·공립대총학생회는 해당 법 개정을 위해 전국 국·공립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학생 △직원 △조교 등 약 3만여 명이 동참했고 이를 교육부 장관과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지난 10일 해당 법을 개정하자는 안건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학생들의 관심 필요해 

 

총장 선거에서 학생 투표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도 선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재호(전자공학) 교수는 “학생들이 투표권을 가지려면 그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총장선거에 관심을 가지도록 다양한 제도를 만들고 있다. 충남대는 오는 11월에 있을 총장 선거를 대비해 총장 직선제 TF팀을 꾸렸다. 충남대학교 총학생회 권세한(건축공학 12) 회장은 “총학생회와 학생들이 함께 선거 대비 TF팀을 만들었다”라며 “총장후보자의 공약을 학생에게 알리고 후보자를 직접 만나 질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상지대에서는 총장직선제에 대해 알리기 위해 카드 뉴스를 제작했다. 상지대학교 총학생회 김종상(관광학 12) 전 회장은 “학생들이 총장선거에 관심이 부족해 카드 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라며 “카드 뉴스에 총장직선제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당위성을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김정윤 기자  jungyoon0207@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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