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작가는 ‘직지’를 중심으로 역사에 대해 강연했다
김진명 작가가 종이에 사인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효원산학협동관 101호 입구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직지> 등의 저자인 김진명 작가의 강연 때문이었다. 이번 강연은 도서관에서 진행한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역사에 대해 곱씹어볼 기회를 마련하고자 열렸다. 도서관 장환석 사서는 “학생들의 역사 의식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기획했다”라고 전했다.

김진명 작가는 “부산대학교는 정말 오고 싶었던 곳”이라고 말했다.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특별시에 살면서도 글을 쓰다가 글이 잘 안 써지면 자갈치 시장에 와서 바닷바람을 쐬고 가곤 했다고 한다. 그는 작가의 사고체계는 어릴 때 형성되는데, 자신의 글은 부산의 향토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작가는 “부산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라며 “특히 이번에는 학생들이 있는 부산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게 돼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본격적인 강연은 직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김진명 작가가 <직지>를 쓰게 된 계기는 이 의미 때문이 아니다.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전해지면서 금속활자 인쇄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드로니용 서지학자는 직지와 구텐베르크가 처음으로 찍어냈던 42행 성서를 전자현미경으로 비교해 두 개의 금속 활자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을 밝혀냈다. 직지는 나무틀 위에 모래를 덮고 눌러 모래에 글자 모양이 남도록 한 후 거기에 쇳물을 부어 활자를 만들었다. 때문에 활자를 만들 때마다 모래 틀을 새로 만들어야 해 글자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모래알이 활자에 남아있게 된다. 반면 구텐베르크는 금속에 글자모양을 파서 그 위에 쇳물을 부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활자 모양이 균일하고 모래가 남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본 결과, 구텐베르크의 활자도 글자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모래알 자국이 계속 발견됐다. 김진명 작가는 “이런 사실을 알리고자 직지에 대한 책을 쓰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우리나라 전반적인 역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과 사인회도 진행됐다. 강연을 들은 김연하(미생물학 박사 17) 씨는 “인문학 분야를 쉽게 설명해줘서 이공계임에도 이해가 잘됐다”라고 전했다. 김진명 작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는 소감도 있었다. 김륜영(건설융합학 19) 씨는 “평소 김진명 작가의 책을 좋아했는데 역사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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