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이용률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기사에 달린 댓글은 영화관이나 카페 방문 횟수가 잦아지는 이유를 공원이 없어서라고 주장했다. 당시 근거 없는 댓글이라 생각했다. 잊은 줄 알았던 그 댓글은 도시공원 일몰제 기사에 눈길을 가게 했다. 부산의 공원 수가 더 줄어들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대구시가 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공원 부지를 산다는 내용이었다. 공원에만 4천억 원가량의 돈을 쏟아붓는 게 의아했다. 공원을 유지하려는 대구시의 노력에 필자가 살고 있는 부산은 어떨까 궁금했다. 하지만 부산의 공원 현황은 수도권에 비해 열악했다. 공공데이터포탈 기준으로 부산은 611개의 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의 천 개가 넘는 공원에 비하면 부산 공원의 개수가 현저히 적은 것이었다. 산이 많은 부산의 지형 특성상 산악형 공원이 다수라는 것도 하나의 문제였다. 그 예로 부산의 금강 공원은 도심 공원이지만 그 이름이 무색하게 접근하기 힘들다. 

대구시는 왜 공원을 지키려 할까. 공원은 다른 여가 시설과 차별화되는 공공성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른 여가 시설과 차별화되는 공원의 공공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부산과 공원 문화를 비교하기 위해 서울로 외부 취재를 갔다. 어린 자녀들을 둔 학부모는 카페나 다른 문화 시설보다 공원을 찾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안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 있는 다른 문화 시설은 ‘노키즈존’이 많아 아이와 동반을 거절하는데 공원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부산의 공원도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도심 속 공원은 문화 공간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서울숲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월드컵 공원에는 책방과 같은 시설도 따로 운영돼 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산의 공원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에는 시민공원만이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부산 국가지질공원도 ‘지구시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 부분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시공원이라는 개념과 멀다. 시민공원도 △강좌 △행사 △체험 △전시 등 분야를 나눠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그중 아이돌 전시회가 차지하는 비율이 제법 있다는 걸 생각할 때 아쉽다.

지난 5월 부산시민공원이 개장 5주년을 맞아 ‘부산시민공원 개장 5주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의 공원을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시설조성 위주의 공원 운영에서 벗어나 뉴욕 센트럴파크와 같이 시민참여와 다양한 공원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다. 생태문화 조성과 문화공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성립하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는 이상적인 공원 상이다. 하지만 부산은 해안 지형의 특성이 있기에 이상적인 공원 상에서 안주하기 아쉽다.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도시 외곽에 있는 이기대 공원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도심 중앙에 있는 공원에서 각종 문화 행사를 즐기다 보이는 바다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다. 언젠가 해안 공원이 일상이 된 부산 사람들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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