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해양학)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해양연구소 연구팀이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의 뼈에서 유전자 정보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지난 1월 독도 바다사자의 유전자 정보는 국제유전자정보은행(GenBank, NCBI)에 등록됐고, 지난 5월에는 해당 내용이 담긴 논문이‘Springer’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독도 바다사자는 흔히 강치라고 불린다. 100년 전 독도 주변에 많이 살았지만 일제의 남획으로 멸종돼 현재는 박제로만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의 유전자 정보를 해양연구소 연구팀이 발견했다. 해양연구소 일원인 이동섭 교수와 이상래 전임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독도 바다사자는 동해 연안에서 번식했던 물갯과 동물인데요. 한때는 5만 마리 정도의 개체가 있었지만, 일본인들이 1904년부터 1년에 몇천 마리씩 잡으면서 1910년쯤 상업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개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세계보존연맹(IVCN)에 멸종된 종으로 등재됐습니다. 이런 독도 바다사자에 대해 20년 전부터 유전자 분석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연구한 사람들이 실패하는 것을 보니 더욱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호기심에서 출발한 무한 도전이라 할 수 있죠.

△독도 바다사자 유전자 검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독도 가제굴에서 뼈 다섯 점을 얻었는데 그중 하나에서만 유전자 검출이 가능했습니다. 검출 과정은 일반적인 유전자 추출법과 같습니다. 하지만 독도 바다사자 뼈는 100년 동안 묻혀 있었고 근처에 바다가 있어 세균 때문에 부식 속도가 높아 유전자를 검출하기 매우 어려웠던 거죠. 사람 유골이랑 비교하자면 6.25 전쟁 참전 용사 유골과 비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전 용사 유골의 유전정보 판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도나 되는 고도의 인력과 *분자 마커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독도 바다사자는 고도의 인력 및 분자 마커 기술이 없어서 추출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구소에 축적된 노하우를 이용하고 새로운 바다사자 분자 마커를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독도 바다사자 뼈 유전자 검출 어떤 의미가 있나요?

 독도 바다사자를 유전자 검출을 통해 과학의 영역으로 끌고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독도 바다사자는 강치라는 이름으로 역사적, 인문적인 연구만 진행돼왔지만, 유전자 검출을 통해 과학의 영역에서도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독도 바다사자의 기준점을 세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데요. 앞으로 이뤄지는 독도 바다사자 유전자 연구에서는 우리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기준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유전자 자료를 부산대학교 해양연구소 연구팀이 처음 제시했다는 것은 상당한 상징성을 가집니다.

또한 독도 바다사자 서식지 복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북한에 독도 바다사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생존한 바다사자 군집을 찾으면 진짜 독도 바다사자인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독도 바다사자 군집을 다시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서식지 복원 노력을 이용하면 일본의 독도 바다사자 학살과 대비하여 우리나라가 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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