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있던 학생들 트라우마 반응보여 본부가 제공한 긴급조치 “도움 안 돼”

지난 21일 발생한 미술관 사고로 학생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우리 학교 효원상담원이 심리치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치료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술관 사고 현장에 있던 많은 학생이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미술학 18) 씨는 “사고 전날 인사했던 고인이 돌아가셔서 충격이었다”라며 “심리치료를 신청해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B(미술학 15) 씨는 “사고 당시 반대편 외벽 아래에서 통화하고 있었다”라며 “학생들을 위해 힘쓰셨던 분이 돌아가셔서 정신적으로 힘들다”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효원상담원은 ‘재난에서 마음건강 지키기’라는 주제로 긴급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심리 상담은 강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재난이란?△재난의 특징 △재난 충격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반응 등을 알려줬다. 재난 후 일반적인 심리 상태에 대한 설명은 심리적 응급처치의 일환이다. 트라우마 반응을 본인만의 문제라고 인식하면 더 큰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난을 경험하면 발생하는 트라우마 현상이 일반적이라고 인식시켜야 한다. 한국심리학회 전 재난심리위원장 안현희(이화여대 심리학) 교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면 충격을 받아 2주에서 4주 정도 우울하고 힘들어진다”라며 “이러한 현상이 자신만의 특별한 문제임라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재난 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심리 초기 단계에 안정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효원상담원의 긴급심리상담에 참여한 학생들은 해당 심리 상담의 방식이 부적절했다고 입을 모았다. C(미술학 18) 씨는 “재난에 대한 설명과 재난 후 심리 상태 등 불필요한 정보를 심리 치료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했다”라며 “화가 난 사람들은 강연 도중 나가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의를 들으면서 사고 생각이 나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10분을 남겨두고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A(미술학 18) 씨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강의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대학본부가 재난 사고에 대한 대처를 미흡하게 진행한 점이 미술관 사고로 인해 드러났다. 미술관 사고가 발생한 당시, 대피를 위한 안내 방송이 건물 내부 사람들에게 없었던 것이다. 사고 당시 미술관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D(조형학 17) 씨는 “미술관 강의실에 방송 장비도 갖춰져 있지 않다”라며 “사고 당시 조교와 교수님들이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을 인솔했다”라고 밝혔다. 예술대학 관계자는 건물내 대부분의 학생이 대피한 이후, 건물에 남아있는 일부 학생을 위해 복도에 설치된 방송 장비로 대피 공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에 대한 안내 문자가 학내 구성원에게 발송되지 않았거나 늦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학교의 문자 전송 방식은 SMS와 PUSH 알림 서비스 두 가지다. 우리 학교에 SMS 문자 일괄 전송 기술이 없어 시간차를 두고 학내 구성원에게 전송된다. 이로 인해 늦게 안내 문자를 받는 학생도 있었던 것이다. 또한 PUSH 알림 메시지 전송은 우리 학교 앱을 설치하고 문자 전송에 동의하지 않으면 수신이 불가능하다. 이에 미술관 사고 재난관리위원회 주현우 간사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화본부와 KT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