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같이 작년에 이어 현재 2019년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서술한 책들이 많다. 독자들이 많이 찾는 주제의 책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며 사회라는 공간에서 얻는 피로감,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 등으로 인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 필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열망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감정들을 ‘담백함’이라는 태도로 해결하라고 이야기한다. 정신건강의학과·신경과 전문의인 저자가 임상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여기서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구분하면서 의연하게 살아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내린 인간관계라는 ‘질병’에 대해 내린 ‘처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변수가 무수해, 인간관계에 꼭 맞는 레시피가 없다고 말한다. 즉 ‘사람들이 고민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내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덜 감정적이고 반응적으로 살아가자는 마음가짐을 뜻하는 ‘담백한 삶’이라는 인간관계에 대한 매뉴얼을 제시한다. 이러한 매뉴얼은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답답함, 삶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겪는 난처함 등, 살아가면서 겪는 사소하거나 거대한 고난을 겪는 독자들에게 헤쳐나갈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적어도 생각한다.

저자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담담하게 풀이한다. 가령 사람들은 ‘이불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실수를 계속해서 되감으며,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차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다.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 허물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과거의 기억까지 끄집어내 그 기억으로부터 수치스러워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허물에 대해 휘둘리지 않고 유연하게 받아들이자고 이야기한다. 실수에 대해 집착할 것이 아니라,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풂으로써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때로는 가벼운 실수에 대해 웃어넘길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만을 아프게 할 경우, 그 죄를 용서함으로써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라는 것이었다. 

매체에서 그려내는 사람들의 모습, 길거리에서 몇 초간 마주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그저 완벽하게만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그들처럼 완벽한 모습으로 보이기를 원하게 된다. 내가 실수를 하거나 타인에게 나의 허물이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자책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태도가 불필요한 감정이며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모두 다 완벽주의에서 비롯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태도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함으로써 감정에 얼마나 휩쓸리며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태도에 대한 나의 가치관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정지된 문장 하나로 현재 진행형인 삶을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확히 한 문장으로 정의내릴 순 없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에 대한 의문을 계속해서 품으며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해답을 만들어나가고, 수정해나갈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에게 인간관계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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