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기술연구동 203호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된다’고? -몸, 여성성, 차이를 말하다- 강연이 진행됐다. 우리 학교 인권센터 오정진 센터장은 “성평등과 관계된 담론을 계속 조망하고 확산한다는 취지로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선정(서울대 영어영문학) 교수는 인문학의 중요한 3가지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첫 번째 질문은 내가 누구인가였다. 그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남녀를 나누는 상징체계와 규범 속에서 살아와 그것을 의심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배분받은 성별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시스젠더(Cisgender), 제3의 성과 같은 개념들이 대두되면서 타고난 성(Sex)과 문화적으로 학습된 젠더(Gender) 사이의 관계가 조명된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내가 어디서 왔는가였다. 두 번째 장에서는 페미니즘의 전반적인 역사를 다뤘다. 페미니즘은 총 3번의 물결을 일으켰다. 첫 번째 물결은 여성참정권 운동을 의미한다. 여성참정권 운동은 노예제 반대와 같은 다양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두 번째 물결은 근대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만들어진 여성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주체성을 강조했다. 이때 가장 핵심적인 표어는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와 ‘여성의 연대는 강력하다’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물결은 다양한 인종과 연령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유명하고 핵심적인 문구는 ‘Girls can do anything’이다.

2장까지는 서구권이 중심이었다면 3장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정 교수는 임산부 배려석, 페이스북 상의 탈의 시위 등 젠더와 성을 둘러싼 사진들을 예시로 들면서 우리 사회의 둔감함을 꼬집었다. 마지막 4장에서는 페미니즘 정치(Political)를 총 6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이분법적 ‘차이’에 저항 △차이를 근거로 한 ‘평등’의 요구 △비판하면서 참여하는 ‘역설’ △이분법적 차이가 아닌 ‘어떤 차이’에 대한 감각 △다원주의·상대주의·평등주의·자유주의가 아닌 무엇 △미래는 미래다. 강연자는 마지막 ‘미래는 미래다’는 아직은 이름이 없고 시간을 두고 봐야 할 미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질문인 어디로 갈 것인가와 연결되는 문장이었다. 

강연을 들은 우리 학교 학생 A 씨는 “페미니즘의 전반적인 역사부터 현재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이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조선정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한 학문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학문으로 사람들이 인식했으며 좋겠다”라며 “얄팍하고 한정적인 담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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