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수소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제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차와 관련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완화됨에 따라 각 지방자지단체들의 수소차 인프라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부산광역시에서 진행하는 수소차 지원 정책을 짚어봤다.

우리 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는 얼마 전 새 차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였기에 이왕이면 친환경 자동차를 선택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대적으로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도 짧아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A 씨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자 한 지인이 수소차를 추천했다.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동일하지만, 충전시간이 훨씬 짧고 1회 충전으로 600km 이상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A 씨는 수소차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기차에 비해 충전시간이 훨씬 짧다고는 해도 막상 충전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현재 부산 지역에서 운영 중인 수소차 충전소는 단 1곳. 그마저도 강서구 송정동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 해당 충전소까지의 거리는 30km 이상으로 이동 시간도 40분 이상 걸렸다. 수소 충전을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오가야 하는 것이다. 사상구에 건설 중인 수소충전소가 개소되면 거리가 조금 가까워지겠지만, 여전히 왕복 1시간 정도는 예상해야 했다.

턱 없이 부족한 수소충전소에 A 씨는 수소차 구입에 대해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2021년까지 구마다 충전소를 설치하겠다는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오거돈 시장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소차는 현대자동차의 넥쏘 단 1종뿐이다. 차량 가격은 가장 저렴한 모던 등급조차 6,890만원에 달한다. 다행히 수소차를 구매할 경우 정부와 부산시에서 3천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최대 660만원에 이르는 세제혜택과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할인까지 고려하면 조금 비싸지만 감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계약을 결심한다.

하지만 수소차 계약을 위해 인근 대리점을 찾은 A 씨는 또다시 문제에 직면했다. 현재 부산 지역에서 계약된 수소차는 총 800여 대인데, 부산시에서 마련한 보조금은 올해 상반기 200대 분에 불과했다. 올해 하반기에 160대 정도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차례가 언제 돌아올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3,450만원의 보조금을 포기하고 차량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좀 더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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