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추락 사고가 발생한 미술관의 벽면 구조다
미술관의 사고 발생 원인으로 건축 전문가들은 미술관 건물의 ‘비구조재 결함’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21일 발생한 미술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건축 전문가들은 해당 사고의 원인을 △연결 철물 부식 △시공 당시 시공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연결 철물 미설치 △외벽과 외장재를 연결하는 접착제의 성능 약화 등 비구조재의 결함으로 보고 있다. 비구조재는 건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구조재 외 △마감재 △연결 철물 △접착제 등을 말한다. 미술관 건물은 벽에 치장 벽돌을 접착시키는 방법으로 시공됐다. 이러한 시공법은 벽과 치장 벽돌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연결 철물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에 사용된 연결 철물은 철로 만들어져 물에 쉽게 부식된다. 전문가들은 26년여년 동안 미술관에 보수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결 철물이 부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상호(건축공학) 교수는 “벽과 치장 벽돌 틈새에 빗물이 새어들어 철이 녹슬기 쉽다”라며 “미술관은 준공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만큼 연결 철물이 부식됐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철의 부식을 막기 위해 스테인리스로 연결 철물을 만들기도 한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미술관이 1993년 준공된 것을 고려할 때 벽과 치장 벽돌을 접착하는 접착제의 성능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원정연(고려대 건축학)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접착제인 모르타르가 물에 흘러내려 가거나, 접착력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라며 “벽돌 하나가 떨어지면 도미노처럼 한 벽면에 붙어있는 모든 벽돌이 쓰러지게 돼 미술관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시공 당시 시공자들의 부주의로 연결 철물이 빠졌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호 교수는 “건물의 벽과 치장 벽돌 사이 단열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을 넣어야 한다”라며 “연결  철물이 들어가 있으면 스티로폼을 넣기 힘들어 당시 시공자들이 연결 철물을 빼고 벽면을 시공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비구조재를 점검하는 항목이 현행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학교에서 실시된 안전 점검에서 미술관의 비구조재 결함이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 최근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비구조재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비구조재를 점검하는 운영 매뉴얼을 마련 중이다. 전문가들도 건물의 구조재를 비롯한 비구조재에도 안전진단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점토벽돌산업협동조합 정찬옥 전무이사는 “비구조재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내진성능평가가 강화된 것처럼 비구조재의 안전진단을 강화하는 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원정연 교수는 “시공 초기에 벽과 외장재를 접착하는 접착제의 강도 측정 등 여러 가지 시험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연결 철물 등 비구조재의 안전점검도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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