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의 주거·생활에 있어서 예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 단연 1인 가구의 증가를 들 수 있다. 1인 가구란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준 전국 세대수 2,210만 중 1인 가구 세대가 816만 세대로 전체의 36.9%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2008년 총 1,900만 세대 중 31.6%인 약 600만 세대가 1인 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1인 가구 통계 공표 이후 10년 만에 200만 세대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를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와 비교해 보아도 약간의 비율상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초혼 연령의 상승과 비혼족의 증가, 이혼율의 증가 등으로 인한 젊은층의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인한 노년층의 1인 가구 증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특징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미풍양속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우리 사회는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진 1인 사회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시대의 흐름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고독, 불안, 우울증과 같은 여러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존재하지만, 오히려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나’가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인생을 독립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하는 양면성이 있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 1인 가구의 증가가 주택, 식품 시장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용어 ‘솔로 이코노미 (Solo Economy)'는 솔로족에 의한, 솔로족을 위한 경제 현상이다. 솔로 이코노미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이들이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하자 기업들이 이들을 겨냥하여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 출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용어는 2012년 2월 뉴욕대 사회학과의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의 저서《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Going Solo: The Extraordinary Rise and Surprising Appeal of Living Alone)》가 출간되며 등장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핵가족에서 결국 1인 가구로 가족(家族)과 식구(食口)의 개념이 새로이 형성되었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환영을 하든 하지 않든 1인의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러한 새로운 사회, 경제 트렌드에 발맞춰 우리 사회의 시각과 1인 가구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초의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Suttanipata)> 중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시구(詩句)가 있다. 1993년 공지영의 소설로 잘 알려진 이 말은 무소의 뿔이 서로 교차되지 못하듯 어떤 유혹이나 욕망에 흔들리지 말고 홀로 진리를 추구하고, 정진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든, 혼자 있든 가족의 구성 형태와 상관없이 삶이란 절대적인 혼자도 없고, 또한 반드시 혼자 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도 있다. 혼자 하늘을 향해 든든하게 우뚝 솟아 있는 무소의 뿔처럼 개인의 정신이 단단해지면 결국 사회가 단단해질 것이다.

정책지원도 중요하다. 한국보다 앞서 1인 가구의 증가를 경험한 일본 사회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상황에 맞게 1인 가구 맞춤형 사회보장제도를 정착시키고,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1인가구들도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을 하면서, 사회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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