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문화
관객과 함께하는 씨네포크를 꿈꾸다
  • 배현정 편집국장
  • 승인 2019.04.29 17:56
  • 호수 1581
  • 댓글 0
작년 부산의 유일한 민간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국도예술관 운영을 중단했다. ‘영화의 도시’라는 명성을 지닌 부산에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6월 독립·예술영화전용관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이에 추진위원회 위원 중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와 박배일 감독을 만나 그들의 활동 계획과 최종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박배일 영화감독>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

 

△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정진아 프로그래머(이하 정) : 10년 동안 부산에서 민간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국도예술관을 운영했습니다. 긴 시간을 했음에도 국가의 바뀐 지원 정책이나, 건물주와의 대립으로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지했어요. 10년의 세월이 허무하게 끝나니, 다시 전용관을 만들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관객으로서 영화를 즐기고 싶어 부산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에 찾아갔죠. 하지만 제가 보고자 하는 영화가 상영되지 않았습니다. 국도예술관이었으면 상영했을 영화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부산의 유일한 민간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었던 국도예술관이 사라지면서, 배회하고 있을 관객을 생각하니 전용관 설립을 위해 빨리 움직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작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위원회를 시작한 것이에요. 

박배일 감독(이하 박) : 부산의 유일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국도예술관이 작년에 운영을 중단하고, 아트씨어터 씨앤씨도 지난달 3월 문을 닫았어요. 이를 계기로 부산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이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설립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그 결과 작년 6월부터 저를 포함한 △동의대학교 김이석 교수 △모퉁이극장 김현수 대표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 등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3번의 공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 주제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정 : 작년 8월 ‘부산에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왜 필요한가’ 라는 주제로 첫 토론이 진행됐어요. 2차 토론회는 시청에서 가졌고, ‘부산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으로 진행됐던 오픈 토론회 형식인데요. 어떠한 형태의 영화 전용관을 추구할 것인지 부산 시민들과 함께 논의했어요. 원형 테이블 세 개가 놓여 있고, 각 테이블 마다 논의할 토론 주제가 상이했습니다. 시민들이 각 테이블에 앉아 극장의 운영이나 기획, 정책을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추진위원회가 설립할 ‘협동조합’ 기관의 명칭도 이 자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지었어요.

△ 오는 5월 중으로 추진위원회가 ‘씨네포크’ 명칭을 지닌 협동조합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

박 : 자본의 논리로 독립·예술영화의 존재가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영화가 삶의 일부분이라는 인식이 필요한데요. ‘씨네포크’는 영화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개인의 삶과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 : ‘포크(Folk)’는 모두, 대중적인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을 지닌 씨네포크는 독립·예술영화 상영 뿐 아니라, 관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고민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극장 운영에 종사하는 부산의 인력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창출도 할 예정입니다.

△ 협동조합 형태로 기관을 설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 : 협동조합은 자금을 각출하고 투자해 조합원들이 나눠 가지는 형식이에요. 협동조합 형태로 기관을 설립한 이유는 개인이 아닌 모두의 힘으로 독립·예술영화의 활성화를 위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생각들 때문에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은 공공의 목적성을 지닌 공간으로, 공공재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선 ‘공간‘이 필요하고, 공간 마련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죠. 따라서 공간이 있는 전용관 설립도 필요하지만, 커뮤니티 시네마를 통해 영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많은 사람이 동참해 활동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가 맞다고 생각했죠.

박 : ‘씨네포크’는 영화 전용관을 만드는 것에만 목표를 둔 것이 아닙니다. 지역에서 영화전용관과 영화의 역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과 영화가 연결되는 지점 등을 고민하기 위한 기관이죠. 시민들과 이러한 고민을 통해 영화전용관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키는 것도 목표에요. 그리고 전용관 설립을 위해 시나 구 차원에도 협력을 요구하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씨네포크’가 영화라는 매체로 문화를 확산하고 가치관을 만들어나가야 권력이나 정책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단체가 단단해지는 것을 목표로 해서 나아가는 것이 기본 전제에요. 이러한 목표가 있어 협동조합 시스템을 지닌 것입니다.

△ 커뮤니티 시네마가 생소한 개념입니다. 씨네포크에서 말하는 커뮤니티 시네마가 무엇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정 : 커뮤니티 시네마는 영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말합니다. 공간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는 자유로운 형태의 극장이죠. 영화 속 특정 요소를 현실과 연결해 본인의 색을 표현하는 활동이에요. 또한 마을과 같은 커뮤니티를 찾아가는 극장이 될 수도 있죠. 이는 관객이 주체적으로 문화 활동을 만들어 즐기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박 : 정진아 프로그래머가 말한 것처럼 영화도 보고, 문화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커뮤니티 시네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화가 중요하고 재밌다고 느끼게 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관객이 원하고, 그들의 삶과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것이에요.

△ 앞으로의 씨네포크 모습이 기대되는데요. 씨네포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 : 씨네포크 운영진 뿐 만 아니라 관객의 시간과 추억이 녹아있어 사라져서는 안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영화관 안에서 커뮤니티를 만들 수도 있고, 마을을 찾아갈 수도 있는 듯 영화관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이러한 영화관은 본인의 시간이 녹아든 곳이기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 : 씨네포크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문화 운동을 확산시키는 것이고, 그중 하나가 영화전용관을 1곳 이상 설립하는 것이에요. 한 개인이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느끼다 보면 영화로 문화를 즐기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현정 편집국장  feliz_ing@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현정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