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미(사회복지학) 교수

ARMY 혹은 ARMY에 준할 정도로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 제목이 ‘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의 Intro인 ‘Persona’의 첫 소절임을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소절은 “아마 평생 정답은 찾지 못할 그 질문, 내가 기억하고 사람들이 아는 나, 날 토로하기 위해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나, 내가 되고 싶은 나 사람들이 원하는 나, 니가 사랑하는 나 또 내가 빚어내는 나”로 연결된다.

로마 시절, 연극무대에서 배우들은 페르소나(Persona)라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했다. 지금 우리 사회 또한 각자에게 배역을 주었다. 입사·임용하게 되면 그 조직의 문화를 익혀야만 하고, 슈퍼바이저 및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 어울리는 페르소나를 써야 한다. 평생 페르소나를 쓰고 살 수 없지만, 불행히도 대부분 사람은 페르소나가 자신의 맨얼굴이라고 믿는 삶을 살고 있다. 삶이란 연극판에 부여된 배역에 지나지 않는다. 연기를 마치면, 그러니까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우리는 모두 배역에 충실했던 배우들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Answer: Love Myself’ 의 첫 소절에 “눈을 뜬다 어둠 속 나 ~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라는 가사가 있다. 그리고 ‘Answer: Love Myself’에 “I'm learning how to love myself.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나, 난 지금도 나를 또 찾고 있어.” 라는 가사가 있다. 결국, 맨얼굴이 없다면, 페르소나를 쓰는 일도 없다. 맨얼굴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자아(Self)를 잘 키워 나의 자신감 있는 맨얼굴을 보여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언제쯤이면 우리는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리의 맨얼굴은 얼마나 많은 페르소나를 벗겨야 찾을 수 있을까? 

흔히들 말하는 소맥이라는 폭탄주나 산성 막걸리는 사이다를 더하여 한번 쫙 흔들어주거나 젓가락 등의 도구로 쉐이킷 쉐이킷 후에 마신다. 세일러 문, 요술공주 밍키,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시크릿 쥬쥬에서 주인공들이 회전하며 변신하는 과정을 통해 내외적으로 강화되는 것처럼 모두 쉐이킷 쉐이킷 회전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있다. 

더 성숙해지는 나를 만들어가고, 성찰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사회복지행정론 수업 중 마케팅과 홍보 부분을 다룰 때 SWOT분석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만 학생들이 접하도록 하지 않는다. 우선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에 대한 SWOT분석을 통해 연습을 한 후에, 가장 중요한 우리 자신에 대한 SWOT분석을 한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성숙해지는 과정은 누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 스스로 해야 하는 몫으로서 받아들이고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지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 번의 회전만으로는 안 된다. 자아성찰에 더하여 쉐이킷 쉐이킷을 통해 성숙해진 모습으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라던가 법정 스님이 <아름다운 마무리>(2008)에서 책다운 책으로 추천한 아메리타 인디언의 지혜를 다룬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글 서두에 시작했던 ‘Persona’의 가사인 “그때마다 날 또 일으켜 세운 것, 최초의 질문, 내 이름 석 자” 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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