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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화된 캠퍼스, 캠퍼스 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갈등해결 위해 자정노력 필요해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9.04.28 16:05
  • 호수 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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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캠퍼스간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서열 주의와 캠퍼스간 교통 불편으로인한 교류 부족이 꼽히고있다. 이에 멀티 캠퍼스에 대해 알아보면서 어떤 갈등과 요인이 있는지 알아봤다.

 

#1.입시 결과만으로 판단돼

 A 씨는 어릴 때부터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진로로 바이오 관련 직업을 꿈꾸게 됐다. 이에 입시과정에서 여러 학교와 학과를 찾아봤다. 그중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가 바이오 나노 특성화 캠퍼스인 것을 보고 큰 매력을 느꼈다. 바이오 기술이 한 캠퍼스에 모여 있다는 느낌이 들어 부산대의 자신감이 보였다. 그래서 A 씨는 밀양캠퍼스에 있는 생명자원과학대학에 진학을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배우며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A 씨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학과를 비하하는 글을 보게 됐다. 학과를 입시 결과로만 줄 세워 비하한 것이다. 그는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입시 결과로만 자신이 판단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2. 원하는 수업 듣기 힘들어

밀양 캠퍼스에 재학 중인 B 씨가 듣고 싶었던 수업은 부산캠퍼스에서만 열렸다. 그 수업을 듣기 위해 B 씨는 부산캠퍼스까지 통학을 결심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통학 버스를 알아보는 도중 문제가 발생했다. B 씨는 기숙사에 살고 있어 통학 버스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학 버스는 왕복 2시간 만에 캠퍼스를 오고 가지만 지원 제한이 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B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캠퍼스로 통학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번 △버스 △기차 △지하철을 오가며 통학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통학 할 때마다 대중교통 간에 환승이 안 돼 매일 당 만 원정도의 교통비가 발생했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생겨 왕복 4시간이 걸렸다. 결국 B 씨는 부산캠퍼스에 열리는 수업을 수강취소 하는 것을 고려 했다.

 

대학에서는 교육환경 개선과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멀티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 캠퍼스는 학생간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멀티 캠퍼스란?

멀티 캠퍼스는 대학이 캠퍼스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의 캠퍼스를 두고 운영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멀티 캠퍼스는 1970~80년대 정부가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수도권 인구 분산 정책을 실행하면서 생겨났다. 이에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홍익대 등 수도권에 있는 많은 대학교가 타 지역에 캠퍼스를 설립했다. 또한 2000년대 초에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진행된 국립대학 통폐합 과정에서도 멀티 캠퍼스가 만들어 졌다. △공주대와 천안공대 △전남대와 여수대 △강원대와 삼척대 등 여러 국립대학이 통폐합 하면서 통합된 캠퍼스를 멀티 캠퍼스로 운용하게 됐다. 우리 학교도 2006년 밀양대학교와 통합하면서 밀양캠퍼스를 운영하게 됐다. 

멀티 캠퍼스는 이원화 캠퍼스와 분교로 나뉜다. 이원화 캠퍼스는 기존의 대학 정원을 분할하거나 타 대학 인수로 만들어진 캠퍼스를 의미한다. 모든 캠퍼스가 본교이며 캠퍼스 별로 학문 영역을 구분한 곳이 많다. 현재 70여개의 대학교가 이원화 캠퍼스로 운영 중이다. 우리 학교는 △부산캠퍼스 △밀양캠퍼스 △아미캠퍼스 △양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분교는 <고등교육법> 제 24조에 의해 본교와 별도로 신규 정원 인가를 받아 설립된 대학이다. 분교 운영은 해당 분교의 부총장이 총장 권한을 일부 위임 받아 총괄하고 있다. 분교는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있다.

더 나은 교육환경, 더 나은 전문성

멀티 캠퍼스을 통해 교육환경 향상과 전문성 강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라 학과나 학생 정원을 증원하려면 교지와 강의실, 도서관 등 교사를 확보해야 한다. 충분한 땅과 학교 건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학과 개설이나 학생 증원을 할 수 없다. 현재 많은 도심에 있는 학교들은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추가 교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도시가 아닌 지방에 캠퍼스를 설치하면 부동산 가격 부담을 낮추고 학생에게 새로운 교육환경을 제공 할 수 있다. 

또한 특성화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 시킬 수도 있다. 분야가 다양한 학과로 구성된 캠퍼스와 달리 특정 분야 학과로 구성된 특성화 캠퍼스는 △학교 △지자체 △기업체가 협력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더 효율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현재 우리학교에서 △밀양캠퍼스는 나노·바이오 특성화 캠퍼스 △양산캠퍼스는 의·생명 특화 캠퍼스 △아미캠퍼스는 도시형 메디컬 캠퍼스로 특성화를 진행하고 있다. 밀양캠퍼스는 지난 2월 인접한 밀양시 삼랑진읍 임천리에 ‘스마트팜 혁신 밸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생명자원과학대학 최영환(원예생명과학) 학장은 “농업과 관련된 최신 기술 도입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때문에 지자체와 학교의 공동 발전이 가능하다”라며 “특성화 캠퍼스를 학교가 가진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내 갈등으로 이어지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수도권 및 광역시에 위치한 캠퍼스를 선호해 상대적으로 주요 도시 소재 캠퍼스의 입시 결과가 지방 캠퍼스에 비해 높은 상태다. 이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캠퍼스 간에 입시 결과 차이를 빌미로 하는 비하 발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제 2캠퍼스 전환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세종캠퍼스가 교육부 등 다른 기관에서 분교로 잘못 분류돼 있어서 서울캠퍼스와 동일한 제 2캠퍼스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에 익명 커뮤니티에는 세종캠퍼스의 낮은 입학 성적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문제가 되기도 했으며, 역으로 세종캠퍼스 학생이 서울캠퍼스를 비방하기도 했다. 멀티캠퍼스 체제를 운영하는 다른 학교도 이런 갈등이 존재한다. 연세대학교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원세대(원주캠퍼스와 연세대학교를 합친 단어)’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우리 학교에서도 밀양캠퍼스를 비하하는 발언을 학교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무엇이 갈등을 만드는가 

학내 학생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서열주의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 과정에서 경쟁 과열로 우열을 가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이런 환경에 지속되면서 입시를 마친 대학생들에게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시 결과가 낮은 학과나 캠퍼스를 비하하는 발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입시 결과로만 학과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교내 차별이 대학 서열을 정당화하는 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논리는 다른 학교에서도 입시결과 만으로 우리 학교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학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구성원이 일치된 목표를 가지고 단합해야 하는데 서열주의가 이를 막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 감삼호 연구원은 “서열주의는 학내갈등을 조장해 단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며 “캠퍼스 간의 교류를 단절시키고 서로를 다른 학교로 인식해 내부 결속력을 약화한다”라고 말했다.

교통수단 부족도 캠퍼스 간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캠퍼스 간의 교통이 불편할 경우, 캠퍼스 간의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부산캠퍼스와 밀양캠퍼스의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이 불편해 양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에서 통학 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통학 버스 제도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 강혜성(식품자원경제학 17) 씨는 “통학 버스는 밀양캠퍼스 기숙사를 신청한 사람은 이용할 수가 없다”라며 “한 학기 정기권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접근성도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이원화 캠퍼스 학생들이 다른 캠퍼스에서 하는 수업이나 강연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 같은 학교라는 인식이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내 구성원의 노력 필요해

멀티캠퍼스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 구성원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생 사회 내에서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서열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본부 차원에서도 개선도 요구된다. 문화적으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윤상민 기자  kisame29@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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