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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고 조선의 앞날을 제시하다
  • 반상민 기자
  • 승인 2019.03.30 21:53
  • 호수 1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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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람들은 커피를 우리나라에서 숭늉 마시듯 마신다… 그리고 브라질, 멕시코, 과테말라 등 남미 국가에서는 커피를 수출한다’ 국내 최초로 서양의 근대 문명을 서술한 책, <서유견문>의 한 구절이다. 1895년 4월 1일 간행된 <서유견문>은 저자 유길준이 미국, 프랑스 등 직접 경험한 서양국가의 모습을 기록한 책이다. △국가의 권리 △정부 제도 △서양 교육 등 자세하고 알찬 내용으로 조선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유길준은 일본 유학 시절에 일본이 서구의 제도와 법규를 모방해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을 보며,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일 필요성을 깨닫는다. 이때부터 그는 서구 문명에 대해 알리는 책 집필을 구상했다. 이후 조선 정부가 여러 유럽과 외교 조약을 맺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그는 서양 국가에 관한 정보를 정리하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국내 최초 서양 견문록 <서유견문>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그는 많은 조선인이 <서유견문>으로 바깥세상에 관한 견문을 넓히기를 바랐다. 이에 따라 <서유견문>은 △정치 △경제 △법률 등 각 부문에서 조선의 근대화 방안을 제시했다. 서구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조선의 근대화 방안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제시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그는 ‘조선 중립론’을 근대화 방안으로 언급했다. 당시 서구의 정치체제는 각국이 하나의 독립국으로서 주권을 지키는 분위기였다.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외교적으로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한다는 의식이 유럽국 사이에 통용됐던 것이다. 유길준은 조선도 중국과의 조공 관계를 청산하고 동등한 국가 관계를 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처럼 <서유견문>은 단순한 서구기행문이 아닌, 조선의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담은 책이다. 이 책은 갑오개혁의 사상적 배경이 됐을 뿐 아니라, 이후 조선 내 계몽사상 형성에도 영향을 줬다. 안용환(안양대 안향동방사상연구소) 석좌교수는 논문 <유길준의 개화사상과 대외인식의 관한 연구>에서 ‘유길준은 조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며 서구 문명을 수용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비록 그가 추구했던 조선의 근대화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전통과 근대를 새롭게 통합하려했던 그의 노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상민 기자  basa9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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