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경 대학·사회부장

지난주 월요일 보궐선거가 진행 중이니 투표를 부탁한다는 문자가 날라왔다. 그리고 수요일이 되자 다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투표 기간이 연장됐다는 내용이었다. 투표율이 낮아 유효 투표율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매번 선거기간마다 반복되는 모습이다. 투표 기간을 늘려 간신히 투표율을 채워 개표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끝끝내 유효 투표율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비상대책 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최근 총학생회에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대안을 내놓았다. 단선일 경우 유효 투표율 기준을 낮추는 안을 마련한 것이다. 기존에는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이 가능했다. 하지만 선거권자의 1/3의 투표로 찬성이 과반수가 넘으면 당선되도록 개정안을 만든 것이다.

그들은 최소한의 대표성을 이유로 들었다. 대표가 없는 상태로 단대나 학과가 운영되는 것보다는 어쨌든 대표가 있는 게 좋다는 이유다. 하지만 대표성이 흐려진 대표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투표 인원만 따지자면 전체의 1/6만 동의해도 대표가 뽑히게 된다. 소수의 선택으로 대표가 뽑힌다면 그 사람의 자질이 제대로 검증되기는 어렵다. 또한 그런 대표가 당선되면 그들은 자신들의 공약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동의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즉, 지지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이 뽑지 않은 대표가 원하지 않는 공약을 이행한다면 대표자에 대한 반감만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은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 있는 일에 관심을 더 많이 갖는다. 그런데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공약을 진행하는 학생회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공약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외면당한다. 무관심은 또다시 낮은 투표율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악순환 속에서 학생들은 점점 더 학생회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낮은 투표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뿐이다.

총학생회는 투표율 기준을 낮춰 대표를 뽑는 방안 대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투표율이 낮아지는 흐름이라고 해서 유효 투표율을 계속해서 낮출 수는 없는 일이다. 학생들이 투표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총학생회가 해야 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 시점에서는 학생들이 다시 학생회라는 존재에 의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편적인 해결책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단편적인 방안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건드리고 해결해나가려는 과정을 통해서야만 멀어져 가는 학생들의 관심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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