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보니 로스쿨이 고시학원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로스쿨에 대해 이야기를 하실 우리 학교 계승균(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봤다.

 

계승균(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로스쿨과 사법시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이전 사법시험은 개인이 보는 시험이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준비한다고 학과 공부를 등한시 한다던가, 고시 낭인 같은 문제점이 있었다. 한 예로 옛날에는 공대생 중 50% 정도가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로스쿨이다. 로스쿨은 입시에 학점을 도입해, 학과 공부를 잘해야 입시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법 위주로 공부하지만, 로스쿨 제도에서는 다양한 전공자도 법조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여러 사회 현상을 아우를 수 있는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 우리나라 로스쿨 특징은 무엇이 있는가?

우리나라 로스쿨은 입학이 어렵다. 우리나라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법학적성시험(LEET)과 좋은 학점을 갖춰야 한다. 보통 경쟁률이 4:1 정도 된다. 유럽 사회는 우리와 반대로 들어오기는 쉽다. 하지만 학사관리가 엄격해 졸업이 어렵다. 다음 학년에 못 올라가서 유급되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로스쿨에는 특성화 교육이 있다. 사법시험 시절 고시과목만 공부해서 대학마다 특성 분야를 가르치라고 한 것이다. 이걸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초빙하고 관련 기관에서 실무수습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 과목 위주로 수강한다고 들었다. 그로 인해 교수들이 강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아무래도 폐강되는 과목이 많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선 시험 과목이 아닌  특성화 교육을 수강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에 있는 모 대학에서는 특성화 교육을 위해 교수님 세 명을 데려갔는데, 세 명의 강의가 전부 폐강된 적이 있었다. 강의가 폐강되면 교수의 자존감이 내려가 힘들어 한다.

반면에 변호사 시험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의 경우 업무가 너무 많아서 지친다. 수강인원이 100명이면 중간고사 채점만 2주일이 걸린다. 2주일 동안 개인별로 첨삭을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 교육 현장에서 양극화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 다른 구성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공부를 많이 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져 고민하는 학생을 많이 봤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내려가다 보니 로스쿨에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한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비교 돼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예전에 어느 학교에서 교내시험 전에 다른 학생의 책을 훔쳐서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로를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본다는 뜻이다. 교육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른 사립대에서는 교육과정을 변호사 시험에 맞춘 곳도 있다. 학교 간의 합격률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곳은 휴학생이 많다. 학생들을 관리해서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졸업시험에서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로스쿨 제도는 학교가 교육을 책임지다 보니 성과를 위해 은연중에 경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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