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가 청와대 앞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로스쿨 재학생, 현직 변호사 등 이 참석했다. 이들은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와 자격시험화를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이에 로스쿨과 로스쿨 학생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짚어 봤다.

 

하현혈(법학전문대학원 18) 회장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작년 시행된 제 7회 변호사 시험의 경우 전체 응시자 중 절반도 합격하지 못했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이로 인해 로스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외친다. 하현혈(법학전문대학원 18)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난달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학생들과 현직 변호사가 청와대 앞에 모였다고 들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우리 학교를 포함해 전국의 로스쿨 학생들이 변호사시험과 로스쿨 제도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현행 변호사시험 체제 하에선 학생들이 기존의 로스쿨 설립 취지대로 공부하기 힘들다. 우리의 주장은 로스쿨의 기존 설립취지를 지킬 수 있도록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에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가 로스쿨 학생들 대표로 이런 문제의식을 정부에 전달했다. 

△ 변호사시험 제도가 법조인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인데 현행 변호사시험으로 어떤 문제가 생겼나?

변호사시험 합격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학생들 사이에 위기감이 형성됐다. 이에 본인이 듣고 싶었던 과목이나 학부전공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시험 합격에 유리한 7법을 위주로 수강해 나머지 강의는 대부분 폐강되는 것이다. 이에 로스쿨 특성화 교육이란 말도 무색해졌다. 이를테면 해양 통상이 특성화분야 분야인 우리 학교에서 해양 운송에 관한 특별법 강의가 좀처럼 개설되지 않는다. 

또한 시험 합격을 위해 공부하다보니 법을 수용적으로 대하게 된다. 모든 법에는 한계나 보완점이 있게 마련이고 법조인은 그런 점에 문제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험 합격을 위해선 그런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고찰 없이 판례를 달달 암기할 수밖에 없다. 현 체제 하에선 법조인이 아니라 법기술자가 양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에선 로스쿨 전체 입학정원의 75% 정도 밖에 합격하지 못한다. 이에 변호사시험 N수생이 생겨 경쟁률은 오르고 시험 합격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기본 3 법을 미리 공부하고 로스쿨에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특정 선택과목만 선택하다보니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사교육은 성행한다. 어떤 학생은 사교육을 받기 위해 방학 때 서울로 올라가기도 한다.

△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는가?

대안으로 변호사시험을 상대평가에서 절대 평가로 전환할 것을 주장한다. 다른 전문직 양성 기관의 시험처럼 일정 능력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격시험화로 시험 부담이 완화된다면 학생들도 흥미에 따라 본인 전공과 관련 있는 분야의 수업을 수강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