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라면 무엇이든 영양분을 섭취하는데요. 토끼에겐 자신만의 음식이 있다고 합니다. 토끼는 이를 통해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얻습니다. 심지어 □를 먹지 못하면 영양실조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는 과연 무엇일까요?

□는 바로 ‘자기 똥’입니다!토끼는 자기 똥을 먹는 독특한 식습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낮 동안은 일반적인 단단한 똥을 누지만, 밤이 되면 무른 똥을 배설합니다. 지름 5㎜의 작고 점액에 싸여 반짝이는 이 무른 똥은, 포도알 같은 생김새로 통상적인 똥과는 겉보기에도 다릅니다.

이 똥은 단순한 노폐물 덩어리가 아닙니다. 일반적인 똥과 달리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지방산 등 영양소가 속에 풍부하다고 합니다. 토끼는 소장과 대장의 길이가 매우 짧아 섭취한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음식물의 영양분을 분해하는 소장과 수분을 흡수하는 대장이 제 역할을 다 못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토끼의 주식인 풀은 섬유질이 가득해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이기도 하죠. 이러한 이유로 토끼는 음식 속 영양분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영양소가 가득 담긴  똥을 배설합니다. 그 후 토끼는 곧바로 똥을 먹어치웁니다. 본인이 다 흡수하지 못한 음식물을 재차 먹는 것이죠. 결국 토끼는 이렇게 자기 똥을 네 번이나 되먹습니다. 학계에선 이러한 행동을 ‘자기 분식’이라 칭합니다. 이는 토끼를 비롯해 △비버 △기니피그 △포섬 등에게서도 관찰됩니다. 이들도 몸집이 작은 초식동물로, 신진대사가 빠르고 몸속에 큰 장기가 있을 만한 공간이 없는데요. 때문에 에너지를 빨리 공급받고자 자기 분식으로 영양분을 신속히 보충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토끼는 일종의 되새김질로 부족한 소화 능력을 보완합니다.

똥을 먹는 행위가 우리에겐 비위생적으로 보일지라도, 토끼에게는 엄연히 생존 수법인 것이죠. 똥을 먹지 않으면 토끼에게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중국 허난대학교 농과대학 왕 야동(Yadong Wang) 교수진은 논문 <뉴질랜드 토끼의 간지질 대사에서 이뤄지는 빠른 자기 분식에 관한 분석>에서‘무른 똥 섭취를 막자 성장이 억제되고 영양실조에 걸렸다’며 ‘또 면역시스템 발달 지체와 병 저항력 약화 등의 생리적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우 독특한 토끼의 식습관, 놀랍지만 존중해야 할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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