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사회
디지털 약자는 일상생활도 쉽지 않다
  • 장원우 기자
  • 승인 2019.03.03 04:38
  • 호수 1576
  • 댓글 0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출산율은 낮아지면서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부산광역시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전체의 16.5%로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들은 정보를 얻는 경로가 제한돼 젊은 층에 비해 정보를 얻는 속도가 느리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8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63.1%에 불과했다. 이런 차이는 일상생활에서 노인들이 사회적인 손해를 보게 만든다.

 

디지털 시대 적응에 어려움 겪어

디지털 정보 격차의 원인으로 노인들의 낮은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지적된다. 2018년 기준, 이용 가능한 PC나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장·노년 가구는 각각 52.4%, 68.7%였다. 이는 일반 국민의 보유율보다 각각 27.9%, 21% 낮은 수치다. 낮은 디지털 기기 보유율은 노인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려워 시간적, 경제적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임명진(북구, 95) 씨는 “정보가 필요하면 자식에게 부탁해야 한다”라며 “정보를 얻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노인들은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 또한 낮았다. <2018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를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디지털 정보화 역량’ 항목에서도 장·노년층은 국민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C나 스마트 기기를 보유한 장·노년층 중 기기 활용이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33.3%, 38.7% 뿐이었다.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서영길 회장은 “노인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 능력이 낮아 스마트 기기 적응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실생활에서의 불편함으로 이어져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는 실생활에서 불편함을 일으킨다. 최근 부산시는 각종 △강좌 △체험 프로그램 △관광 등의 예약 시스템을 통합해 ‘부산광역시 통합예약 사이트’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예약 시스템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방문 예약 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예약을 선호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어렵게 다가온다. 강정실(사하구, 69) 씨는 “예약을 하기 위해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다 과정이 어려워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무인 기기도 노인들에게는 낯선 존재다. 최근 무인기기를 이용하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점원 수를 줄여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함이다. 국내 음식점 무인 기기 시장의 규모는 2006년 600억 원에서 2017년 2,500억 원까지 성장했다. 증가하는 무인 기기 수만큼 노인들의 어려움도 증가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노인들은 무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점원에게 직접 주문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하는 노인은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하면 업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일할 수 있는 업종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박관규 정책연구실장은 “대부분의 업무를 디지털 기기로 처리하는 시대에 기기 활용이 어려운 노인들은 취업시장에서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부산 사하시니어클럽에서 근무하는 강해도(사하구, 74) 씨는 “직장에서 문자를 스스로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라며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업무가 힘들어질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 손해가 심해

특히 금융시장에서 노인들의 시간적, 경제적 손해가 두드러진다. 노인들은 은행 업무를 볼 때마다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업무도 노인들에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박관규 실장은 “오프라인 지점에서는 간단한 업무도 대기자가 많아 노인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권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지점 수를 줄이는 추세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대 시중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400여 개가 줄었다.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들면서 노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에 가기 위해 예전보다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강정실(사하구, 69) 씨는 “가까운 은행이 없어진다면 처음 가는 길을 찾아야 하고, 더 먼 거리를 가야 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프라인 지점은 인터넷 뱅킹보다 혜택이 적어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은행들이 오프라인 지점을 줄여 인건비를 아낀 만큼 인터넷 뱅킹의 혜택을 높이는데 투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혜택 때문에 인터넷 뱅킹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국내은행의 인터넷 뱅킹 등록 고객 수는 2016년 대비 10.2% 증가했다. 하지만 노인들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여전히 낮다. 60대 이상 고객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9.5%에 그쳤다. 디지털 기기로 업무를 보는 것이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이홍태(경남 양산시,68) 씨는 “인터넷 뱅킹은 글씨가 작아 송금할 때 금액을 잘못 입력할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장원우 기자  wdd1102@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원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