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미세먼지와 같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몸살 앓고 있는 세계와 대한민국. 이러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의 대학들은 앞장서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의 사용 전력량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낮다.

지난 2일 대학생 환경운동단체인 그린유스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거점국립대학교에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확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광화문 광장 바닥에 태양 모양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대학생, 시민 4000여명의 응원 메시지로 현수막을 메웠다. 우리 학교 그린유스 김지윤(환경공학 15) 리드라이브 캠페이너는 “대학은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기관”이라며 “대학에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된 전기 이용률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기 먹고 이산화탄소
배출하는 대학교

대학은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기관이다. 2017년 전국 122개의 에너지다소비대학이 사용한 전기는 총 262만 5백 41MWh이다. 에너지다소비대학이란 전력 사용량이 9300㎿h를 넘는 등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학을 말한다. 그린피스가 발표한 <2018 대한민국 거점국립대학교 기후변화 리더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거점국립대학교 10개교가 작년에 사용한 전기에너지는 68만 1천 366MWh에 달한다. 작년 한해 우리 학교의 전력소비량은 5만 4천 692MWh로 10개 거점국립대학 중 3위를 기록했다. 대학의 전기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 2014년에 비해 20% 가 증가한 것이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김창환 선임연구원은 “에너지다소비대학이 2008년 80개에서 2017년 122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대학의 전기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에너지다소비대학이 전력사용으로 배출한 온실가스는 120만 5천tCO2eq으로 재작년에 비해 2.4% 증가했다. 거점국립대학은 작년 31만 2,407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자동차 13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과 같다. 우리 학교의 경우 작년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2만 5천 76tCO2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선 나무 380만여 그루 또는 5억 9천여만 원이 필요하다. 이는 거점국립대학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지민 단장은 “거점국립대학의 경우 온실가스 상쇄를 위해 1년간 73억을 낭비하는 셈”이라며 “대학의 전력 수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생산은 친환경적으로
전기사용은 효율적으로

대학의 전기 사용이 증가함에도 대학 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데엔 한계가 있다. 대학은 연구 기자재 사용 및 유지에 많은 전기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밀 실험장비의 경우 절전 능력보다 정확한 실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성능이 중요시된다. 실험 장비 관리를 위해 24시간 냉난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활성화해 친환경적인 전기 사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 김창환 선임연구원은 “대학이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무랄 수 없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이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이용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비율이 매우 낮다. 거점국립대학이 교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로 생산한 전력은 학생 1인당 전력소비량의 1.9%에 불과했다. 거점 국립대학 중 최고를 기록한 충북대학교조차 5.45%에 불과했다. 10개 대학이 보유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총량은 8630 KW로 한해 전력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3.23%밖에 감축할 수 없다. 우리 학교 진성호(화학교육) 교수는 “대학의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된 전기 사용 비중이 아직 많이 낮다”라며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정부가 태양광 패널 설치에 지원을 해주고 있다”라며 “대학이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시설을 확보한다면 이득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 환경부 신기후체제대응팀 곽종선 주무관은 “대학 자체적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대학 구성원들이 환경의식을 제고하고 대학 내에 친환경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2011년부터 친환경적인 대학 캠퍼스 조성, 인재양성, 청년층 친환경 문화 확산 등을 위해 5억원 규모의 ‘그린캠퍼스 조성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효과가 실질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김창환 선임연구원은 “대학 친환경화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인 그린캠퍼스 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전력 소비량이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라며 “재생가능에너지 활용도 매우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신재생에너기자단과 그린유스는 이번달 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기후변화 걱정없는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김지윤 리드라이브 캠페이너는 “거점국립대학교 총장들에게 교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확대와 설비확대 계획 수립에 학생 참여 보장 등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학생과 시민 4000여 분의 서명을 받아 많은 관심을 확인했다”라고 답했다. 

 

그린유스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이 지난 2일 광화문 광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들은 대학이 앞장서서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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