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람 (사회복지학) 교수

우정이란 우연으로 찾아오기도, 악연으로 사라지기도, 의지대로 성장하기도 한다. 대학사회에서 특별한 욕구를 가진 학생들과 아름다운 개성을 가진 학생들 간의 우정도 마찬가지이다.

부산대학교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대학에는 장애 학생 도우미제도가 있다. 2007년에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우리나라 대학은 특별한 욕구를 지닌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포함하여 다양한 지원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게끔 되었다. 그리고 특별한 욕구를 지닌 학생들의 정보 접근 및 시설 접근 등 교육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보조 인력의 지원도 의무화 되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일명 ‘장애 학생 도우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학내에서의 학습과 학내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특별한 욕구를 지닌 ‘친구’의 교육권 지킴이 역할을 수행한다. 특별한 욕구를 지닌 학생과 친구의 교육권 지킴이 간에 일종의 특별한 우정이 우연으로 찾아올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과 제도로 찾아온 특별한 우정은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때론 씁쓸하게 마무리 짓게 되기도 한다. 제도로 맺어진 우정이기에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한 이해와 합의가 없을 경우 특별한 우정은 쉽게 씁쓸한 마무리로 귀결된다. 때로는 특별한 욕구를 지닌 친구가 상대방에게 교육권 지킴이 이외에 불평등하고 부정의 한 관계를 요구하기도 한다. 때로는 아름다운 개성을 가진 친구가 상대방에게 무책임한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교육권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하기도 한다.

제도가 맺어준 특별한 우정이기에 제도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특별한 욕구를 가진 친구와 친구의 교육권 지킴이 역할을 자처한 친구 간에 평등하고 정의로운 시민적 우정이 잘 성숙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장애학습지원센터의 전담 직원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 시스템은 필수조건이다. 특수한 욕구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한 전담 직원이 특별한 우정 관계에 있는 이들 간에 지켜야 할 원칙을 교육하고 이를 지킬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시민적 우정에는 교수도 포함된다. 강의를 진행하는 리더로서 교수는 특별한 욕구에 대한 맞춤형 학습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장애학생지원센터 또는 교수학습지원센터는 보다 책무성을 가지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시민적 우정을 지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각종 교육 및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에필로그. 장애학생도우미제도와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과 장애인복지론 수강생들에게 감사드린다. 부산대학교가 좀 더 교육권을 평등하고 비차별적으로 보장하고 그 속에서 시민적 우정을 성숙시키는 교육공동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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