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기자

대학원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번 취재의 주된 물음은 그것이었다. 취재를 하며 해답을 찾으려 했다. 여러 취재원들이 다양한 답변을 제시했다. 대학원 신입생 감소가 학부 인원이 줄어들어서 그런 것이라는 이도, 학비 부담 탓이라고 설명하는 취재원도 있었다. 그중 한 명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나에게 했다. “당신이라면 대학원에 오겠냐”라고 말이다. 그때 난 갑작스러운 질문이기도 했고 평소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없었기에 그냥 어물쩍 넘어갔다. 추후 그 질문에 대해 곱씹어 봤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새롭게 다가왔다. 사실 왜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질까라는 질문과 비슷한 내용인데도 말이다.  

학부를 졸업하고 남들 취업할 때 대학원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박사 학위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 4년 동안 학교에 있어야 하고 등록금을 지불해야 한다. 조교 자리를 얻지 못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라도 다닐 수밖에 없다. 장학금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학부생들은 국가장학금을 지원받기라도 하지만 대학원생들은 이조차 불가능하다. 대학원생이 온전하게 연구와 공부에만 집중하기는 도저히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심지어 지도 교수에게 갑질을 당하기도 하고 이밖에 억울한 일을 당한다. 이러한 현실을 알고 나니 누구라도 대학원을 가지 않으려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대학원 신입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마냥 대학원 입학을 추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대학원생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이들이 없다면 대학이 존속할 수 없다. 연구자임과 동시에 미래 교수가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학문후속세대라고 부르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너무도 열악하다. 단순히 대학원 진학을 권할 수 없다. 그전에 대학과 정부가 나서서 대학원생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리의 전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학 내 대학원생들의 처우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 이들이 실질적으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이들의 목소리가 대학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대학원생 자치 기구가 설립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어떠한 불만 사항이 있어도 개별적으로 피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대학원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       

대학원생이 우수한 연구 결과를 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면 그 대학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꼭 학문적인 연구 실적만이 대학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다. 대학원생에 대한 처우 개선과 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대학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 당장의 대학평가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연구 인력 개발에 힘써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결국 피해보는 것은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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