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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산다는 것에 대하여
  •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승인 2018.12.02 08:14
  • 호수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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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의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아니다. 명토 박아 둔다. 우리나라는 서울공화국이다. 굳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종속 현상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 수치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도 하나의 예시를 들어 다른 지방분권과 자치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자. 최근 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9:21이다. 독일은 50:50, 이웃 나라 일본은 57:43이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방 소멸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작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은 인구감소 위험이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다. 16개 구·군 가운데 9곳이 2040년에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20대 청춘을 같이 보냈던 대학 동기들은 서울과 수도권에 더 많다. 재부동문회보다 재경동문회가 더욱 활성화되어 있고 운영도 잘 되고 있다. 이 얼마나 웃기고 슬픈 현실인가. 20년 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사라질 지경인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9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3분기 합계 출산율이 0.95명을 기록했다. 참고로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살아가면서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를 의미한다.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8만 400명으로 전년도 대비 10.3% 감소했고,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아니나 다를까, 여야 정치권은 발 빠르게 단기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내년 10월부터 출산 장려금으로 250만 원을 지급하고 아동수당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장려금을 통한 저출산 대책은 효과가 없는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는데도 정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모한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일상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안정망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 핵심은 지방 자치를 확대하고 분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기 삶의 터전과 영역에 대한 정치적·경제적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종속되어 있다면, 이것은 내부 식민지의 2등 시민적 삶에 불과하다.

최근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가 122개의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 하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의해 본격 추진되어, 현재 총 153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했다. 우리나라 이른바 대표적인 중앙 언론사들은 즉각 ‘서울 황폐화론’을 제기하며, 6만 명의 공공기관 직원들이 고민과 불안, 멘붕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그들의 눈에는 지방의 소멸은 어쩔 수 없는 추세이고 서울의 황폐화는 결사저지 해야 할 사안인가 보다. 공공기관을 이전하면 서울이 황폐화된다고 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지방 분권과 자치는 사실 전 세계적인 추세다. 전 지구적인 로컬 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최근 저서 <로컬의 미래>에서 지역화만이 현재 지구촌이 당면하고 있는 민주주의 위기와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설파한다. 지역의 활성화를 통해 중앙도 같이 윈-윈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헌법의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다. 개인적으로 3항으로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다’를 넣고 싶다. 전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80%를 중앙정부가 사용하는 게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 묻고 싶다. 내가 발딛고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이 공간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렇지 못한 현실이 슬프고 이런 문제에 무기력한 내가 애처롭다. 청춘들의 지방살이는 어떠한가요?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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