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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의 시기가 늦은 꽃
  • 이도이 (국어국문학 17)
  • 승인 2018.12.02 01:00
  • 호수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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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이 (국어국문학 17)

유난히도 덥던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었고, 11월의 우리는 추워질 겨울을 대비해 난로에 필요한 땔감을 찾는 중이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춥겠는데요. 따뜻한 옷차림으로 만반의 대비 하셔야 되겠습니다’. 일기예보에서 주의를 주며 우리의 옷차림을 두껍게 만든다. 나는 추위에 떨면 근육이 뭉쳐 통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다들 그만큼의 추위는 느끼지 않아?’라고 물어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특별하지만 그래서 소중한 비밀이 있다. 친구들과 길을 걷다 보면 유독 키가 작은 아이가 눈에 띈다. 바로 ‘나’다. 그렇다. 나는 또래보다 작은 키로 인해 몸이 전반적으로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는 심한 통증을 가져다줬고 시험 기간이면 슬금슬금 고개를 내미는 통증 때문에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바로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풀렸던 신발 끈을 다시 고정하고 달려야 했던 이유. 바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직업 혹은 장래희망을 말한다. 나 역시 ‘라디오 PD가 꿈이에요.’라고 마음속으로 크게 외치지만 그 안에는 다른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바로 ‘씩씩하고 당당하게. 겁내지 말고 한 발짝씩 내딛기.’ 무언가를 할 때 고민부터 하는 나에게 꼭 필요한 꿈이다. 

나는 개화의 시기가 늦은 꽃이다. 꽃을 피우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남들보단 뒤처지지만, 더 활짝 핀 꽃봉오리를 위해 지금도 달리고 있다. 행복은 삶에 있어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마법 같은 존재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과거의 상처를 소독하고, 그 안에서 새싹을 발견하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 들은 아름다운 노래에, 선선한 겨울바람이 주고 간 풍부한 내 감정들에, 따뜻한 히터와 그 속에서 먹는 귤 2개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낮고 잔잔한 목소리가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다시 행복을 느낀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도 행복한 나를 위해, 또 미래의 행복할 나를 위한 계단으로 쓰일 것이다.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걸어온 길이 눈부시게 빛날 테니까. 너무나도 행복하고 아름다울 모습의 내가 기다리고 있으리란 것을 나는 아니까. 나는 의심 없이 걸어갈 것이라 대답할 터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자!’라는 말도 있듯 점점 추워지는 날씨지만 마음은 따뜻해지고 있다. 그 순간을 기억하면서 멋진 순간을 하루, 하루 만들어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간도 보면서, 달지 않으면 설탕도 넣으면서. 그러다 하나뿐인 레시피를 완성하게 되고 꼭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 될 테니… 봄에 조그만 새싹을 맺던 열매가 가을이 되어 크고 잘 익은 열매를 맺고, 어느덧 그 열매가 하나, 둘씩 떨어진다. 그렇게 우린 11월의 끝자락에서 춥지만 마음은 포근할 겨울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사이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도 덩굴에 빠지지 않고 넘어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 걸어갈 수 있는 강하고 아름다운 힘을 선물해줄 것이다.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걸어온 길이 너무나도 눈부시게 빛날 테니까, 겁먹지 말고 한번 가보자고. 바위틈 속을 헤치고 나오는 꽃처럼 어둡고 울퉁불퉁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한 송이의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이도이 (국어국문학 17)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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