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부대문학상
[56회 부대문학상 소설 부문 가작] 승소
  • 하윤탁(국어국문학 12)
  • 승인 2018.11.19 16:31
  • 호수 1573
  • 댓글 0

승소

 

1. 취조실

 

김과장이 심리위원회에 회부된 것은 가치심사대상자가 되었다는 서신을 우편으로 받은 이후 삼 일 뒤의 일이었다. 김과장은 어느 때와 같이 천위식품으로 출근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두 번의 초인종과 아내의 유난스러운 발걸음이 있고 난 뒤 현관에서는 아내와 주고받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곧이어 두 남성이 안방으로 들이닥쳤다. 둘 모두 특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가시죠.”

“잠깐만, 잠깐만요.”

 

김과장은 갑작스런 두 남성의 출현에 지레 겁을 먹었는지 허공에다 팔을 휘저었으나 그들은 전혀 싱경쓰지 않고 김과장 앞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들의 팔뚝에는 공무집행이라고 적힌 노란색 휘장이 채워져 있었다. 김과장은 양팔을 조인 두 남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늙은 염소마냥 어깨를 휘적거렸지만 이내 그런 순수한 발악마저 포기한 채 그들이 이끄는 대로 아파트를 내려와 승합차에 올라탔다.

김과장을 차량에 태운 그들은 30여분을 달려 시내에 위치한 지방관청에 도착했고 36와트 할로겐전구가 희뿌연 빛을 내는 조그마한 취조실 철제의자에 김과장을 앉혔다. 차가운 철제의자의 날카로운 온도가 김과장의 하둔부로 퍼져나갈 때 김과장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직감적으로 느꼈다. 김과장은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두 집행위원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왜? 그렇지 않아도 모든 게 잘못되었다고 청원을 넣을 참이었습니다. 전 직장이 있어요. 검사과 과장입니다. 천위식품 아시죠? 지갑에 직원카드가 있어요. 뒷주머니를 봐보세요.”

“그건 저희 소관이 아닙니다. 평가는 검수관님이 할겁니다. 기다리세요.”

 

그들 중 한명, 좀 더 키가 큰 집행위원이 김과장의 항변을 받아쳤다. 그리고는 다른 한명에게 눈짓을 보내며 돌아서서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의례적인 격조조차 찾아볼 수 없는 단조로운 회색 톤의 작은 방에 혼자 남은 김과장은 집행위원들이 자리를 떠나기 전보다 더욱 무기력해졌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잡고 정신 차려야 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완전히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가치심사대상자가 되었다 한들 대상자 모두 식품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 중 몇몇은 다시 인간으로서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또한 통보를 받고 삼일 동안 바쁘게 쏘다니며 의논한 많은 사람들이 김과장의 안위에 대하여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물신양면으로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던 터라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심지어 법에 관하여 조해가 깊은 어느 지인은 법이 보장되는 이 나라에선 식품화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터이니 김과장같은 성실한 일꾼은 걱정일랑 접으라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김과장은 삼 일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곧이어 철제문의 마찰음이 들리더니 검수관이 들어왔다. 김과장은 검수관의 출현에 곧바로 허둥지둥 일어나며 인사하려 했지만 검수관은 그냥 다시 앉으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러고는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에 통증이 있는지 가지고 온 프로파일 모서리로 왼쪽 엉덩이를 쿡쿡 치며 김과장이 앉아있는 철제의자 주위를 배회했다. 그는 김과장을 쳐다보는데 있어서 냉철한 시선을 감추지 못했는데 어딘가 사람을 대하고 있다기보다 단순한 물체를 대하는 시선이었다.

 

“반갑습니다. 담당 검수관 K입니다. 공직에 있는 저희는 본명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식상 알파벳을 붙여서 구별합니다. 그냥 검수관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네, 존경하는 검수관님 저는….”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천위식품 검사과 과장이죠? 오는 길에 프로필을 읽어봤어요. 물론 프로필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들도 모두 읽었죠. 당신은 이례적인 경우거든요. 보통 어엿한 직장을 가진 사람은 가치심사대상자로 발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평가가 좋지 않아요.”

 

검수관은 여전히 김과장 주변을 배회하며 프로파일을 뒤적거렸다.

 

“당신은 인간적 가치평가에서 현저히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신과 연결된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낙제점을 주었군요. 이건 정말 좋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금도 보세요. 당신에게 얼마나 심한 악취가 풍기는지 자기만 모르고 있는 표정이군요. 자신의 청결을 유지하지 않는 건 타인에게 굉장한 피해를 주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성기능 장애로 인한 생식불가판정을 받았군요. 수정을 위한 정자를 제공하지 못하는 건 인류사회의 죄악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인간적 평가는… ”

“그건…”

 

김과장은 검수관의 말을 가로채며 몇 가지 변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검수관은 김과장의 이러한 행위를 저지했다. 검수관은 짜증이 섞인 말투로 다시 말을 이었다.

 

“앞으론 제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평가는 제가 하는 겁니다. 하여간 당신은 사회적으론 제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 당신의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결정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 사명감과 관련 있는 일입니다. 한 나라의 검수관으로서 최고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사명감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당신이 매달 받고 있는 급료가 상당하더군요. 이런 부분은 확실히 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건 어쩌면 당신의 낮은 인간적 평가를 상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이 부분은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겠군요. 직장에서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김과장은 질문 앞에서 소름이 끼쳐왔다. 김과장은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질문을 받았다는 느낌으로 안도감도 함께 만끽했다. 자신이 얼마나 직장에 헌신적이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직장에서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는 김과장 본인 스스로도 자부하고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았다.

 

“네, 저는 천위식품 검사과 과장입니다. 천위식품은 아시다시피 지금 저처럼 이렇게 가치심사대상자를 식품화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회사입니다. 무기력이 지배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회사지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게 만드는 이 회사에서 저는 생산라인 마지막인 도체 오염도 검사 및 최종승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제2공정 팀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기절된 인체를 갈고리에 걸어 목동맥을 절단하여 방혈하는 업무였습니다. 그 일을 십년 동안 하면서 전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육체적으론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쓸모없는 인간을 번듯한 식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의 첫 번째 단추를 꿴다는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인육특별법에 의해 시행된 인육등급판별사자격시험에 올해 당당히 합격했고 특진하여 검사과 과장이 되었습니다.”

“잠깐, 등급판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요?”

 

검수관은 김과장의 말을 끊고는 다시 프로파일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원하는 자료를 찾지 못하였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행위원을 호출했다. 이후에도 검수관은 휴대전화를 놓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검색했다. 잠시 후 집행위원이 취조실로 들어왔고 검수관은 집행위원에게 나지막하게 무언가를 지시한 뒤 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집행위원이 나간 뒤 검수관은 자리에 앉아 김과장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착오가 조금 있었군요. 당신의 자격시험결과가 제 자료에는 누락된 상태였습니다. 정확한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지금 제가 확인해본 결과 등급판별사라는 것이 국가가 시행한 전문직 자격증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합격률이 채 15%가 넘지 않는 자격증입니다. 인체의 식품적정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지요. 저희 회사도 규모가 큰 편이지만 저를 포함한 2명만이 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이때 나갔던 집행위원이 두꺼운 책 한권을 가지고 다시 들어왔다. 그는 검수관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책을 두 손으로 건넸다. 검수관은 책을 펴고 한참을 살폈고 만족할 만한 문장을 찾았는지 손가락으로 구절을 짚으며 읽었다.

 

“인육특별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전문직종사자는 국가적 차원에서 희소가치를 인정한다. 이건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해 특히 필요한 법이군요.”

 

김과장은 실낱같던 작은 가능성이 희망으로 덮쳐오는 희열을 느꼈다. 검수관의 달라진 태도에는 분명 달콤한 존중이 있었고 그건 즐거운 일이었다. 잠시 후 달콤한 존중보다 더 달콤한 판결이 있을 것이었다. 김과장은 어쩌면 이번 일이 술자리서 매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자신에 대한 무용담 같은 것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에 반에 검수관의 표정은 미지근했다. 모든 것이 잘못된 정보의 누락으로 인해 발생한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눈치였다. 검수관은 뜸을 들였다.

 

“음, 좋습니다. 제 권한으로 당신을 회생재판에 회부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생재판이라니요? 이게 끝이 아니란 겁니까?”

 

검수관의 회생재판이라는 말에 김과장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가치심사대상자는 우리가 발탁하지만 우리가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상부에 보고하고 재판을 통해 완벽한 판결이 나야 취소할 수 있죠. 이건 최고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결을 위한 제도입니다. 그러니 탐탁찮게 생각하지 마세요. 판결이 날 때까지는 대상자로서 수용소에 수감되어있을 겁니다. 이 부분도 공정함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기다리세요. 곧 연락이 올 겁니다.”

 

2. 수용소

 

취조실을 나온 김과장은 곧바로 수용소로 연행되었다.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행위원은 또다시 김과장의 양팔을 잡으려 했지만 이번엔 김과장이 좀 더 완강히 거부했고 두 집행위원은 어떤 조치를 바란다는 듯이 뒤따라 나오려던 검수관을 바라봤다. 검수관은 단지 어깨를 조금 들썩이며 태평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게 어떤 표식이라도 되는지 두 명의 집행위원은 더 이상 김과장의 팔을 잡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김과장은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천천히 집행위원의 뒤를 따랐다. 집행위원도 어쩔 수 없이 그의 발걸음의 속도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김과장에게 재판과 변호사 선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된다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입장으로 만들기 위해선 변호사의 존재가 꼭 필요했다. 다시 차량에 탑승한 김과장은 수용소에 도착할 때까지 어떤 사람에게 자신의 변호를 맡겨야 할지 고민했다. 몇몇의 사람들이 떠올랐지만 그들은 김과장의 마음을 확 끌지 못했다. 김과장은 수용소에 도착하는 대로 천위식품 대표와 연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언제나 김과장의 유능함을 인정해주고 여러모로 김과장과 친분을 쌓아온 유일한 공인이었기 때문이다.

 

수용소에 도착한 김과장은 집행위원과 함께 절차에 따라 환복하고 신체검사를 받았다. 신체검사의 마지막엔 바퀴달린 사무용의자에 허리를 대고 편한 자세로 누운 듯 앉아있는 의사가운의 한 남성이 퉁명스러운 태도로 약을 건넸다. 김과장은 약의 형태를 보자마자 이것이 도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환각약물인 ECP라는 것을 대번에 알았다. 김과장은 알약 복용을 완강히 거부했다. 거부의 요지는 자신이 확정자가 아니며, 회생재판에 회부된 상태이므로 재판을 위한 이성을 올바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얀 가운의 남성은 의무사항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김과장은 절대 먹지 않겠다며 자신 앞에 놓인 알약을 다시 남성에게 건넸다. 그러자 돌아온 것은 김과장의 뺨을 강하게 때리는 손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김과장은 빤히 남성을 바라봤다. 남성은 자신 앞에 놓인 약을 다시 챙기며 두 집행위원에게 김과장을 명령위반으로 독실에 가두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과장의 거만함에 슬슬 짜증이 났던 두 집행위원은 김과장을 과격하게 끌고 와서는 지하의 깜깜한 구석에 처박아버렸다. 김과장은 구석에 내동댕이쳐지면서 그들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전화 한통만 쓰게 해주시오. 그럼 내 지금 당장 백만 원을 주겠소.”

 

김과장은 신분증명을 위해 챙겨뒀던 지갑에서 수표 오십만 원 권 두 장을 꺼내 들었다. 두 집행위원은 서로를 쳐다본 뒤 그 중 한 사람이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김과장 앞에 두고 말했다.

 

“오 분 뒤 다시 올 테요. 그때까지 저 창살위에 전화기를 두쇼.”

 

그들은 김과장의 손에 있던 하얀 수표를 낚아채며 밖으로 나가 문을 잠갔다. 김과장은 곧바로 천위식품 대표에게 전화했다. 천위식품 대표는 김과장의 이야기를 듣고 유능한 변호사를 알고 있다며 그 일은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김과장이 얼마나 유능한 인물이고 회사에 필요한 자원인지에 대한 사항을 담은 청원서를 작성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과장은 천위식품 대표가 코앞에 있다는 듯이 개처럼 굽실거리며 정말 고맙습니다를 연달아 말했다.

김과장이 선임하게 된 변호사가 얼마나 유능한 사람인지는 그로부터 이틀 뒤 판명이 났다. 김과장은 다시 환한 빛을 보게 되었는데 이번엔 하얀 가운의 남성이 ECP복용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과장은 수용소에서 가장 큰 방을 배정받았다. 그곳은 총 네 명의 수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

김과장이 방에 들어섰을 때 나머지 세 명의 수용자가 자리에 앉아 웃고 있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웃어댔다. ECP의 영향이었다. ECP는 이른바 감정 충만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약이었는데 복용자는 이성적 사유를 완전히 하지 못한 채 격양된 감정을 유지하며 약한 자극에도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대었으며 죽음의 공포와 같은 이성적인 공포는 느낄 수가 없었다. 초기엔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이 약품은 지나친 환각성으로 인해 잠깐 마약으로도 분류되었으나 인체에도 무해하며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가치가 인정되어 국가적 차원에서 안전히 사용되고 있었다.

하루 종일 그저 웃고, 먹고, 싸기만 하는 그들 사이에서 김과장은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김과장은 ECP를 복용한 사람은 인간만이 가진 지고한 가치인 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을 완전히 무시했다. 그들도 김과장의 출현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웃고, 먹고, 싸기만 하면서 식품으로서의 자질을 키워갈 뿐이었다.

김과장에게 수용소에서의 시간은 길고도 지루했다. 진절머리 나도록 웃기만 하는 수용자들 사이에서 김과장은 앞으로 있을 변호인과의 면담에서 자신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했고, 그것을 기록해두기 위하여 집행위원에게 종이와 펜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곳의 수용자들에겐 종이와 펜 따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수용소에서 구비할 필요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과장이 수용소에서 정신을 놓지 않기위해 가까스로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 누군가 김과장의 어깨에 손을 얹히는 감촉을 느껴 화들짝 놀라 뒤를 바라봤다. 한 수용자가 너무 웃어서 나온 눈물을 닦으며 김과장 앞에 서 있었다. 그는 김과장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흐힉, 왜, 히히, 웃지, 않는 거죠? 하하하하하. 죽음이, 죽, 주음이, 두렵지 않은 겁니까? 히히히히히힉. 하하. 우, 린 웃습니다. 두려워서 말입니다. 크이힉하. 아, 후.”

“씨, 발. 어디서 재수 없게 말을 걸어. 돼지나 다름없는 주제에.”

 

김과장은 욕을 내뱉고 수용자의 얼굴에 가래를 콱 뱉었다. 수용자는 가래를 맞고는 바닥을 뒹굴 면서 자지러지도록 웃었다. 김과장은 그런 수용자를 무시한 채 뒤돌아 누웠다. 오랜만에 욕을 하고 화를 내니 기분이 약간 들뜨기도 하고, 안정되기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의아한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ECP복용자가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었다. 질문을 하는 것, 그건 ECP복용자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김과장과 변호인의 면담은 그로부터 하루 뒤에 이뤄졌다. 집행위원에 의해 호출된 김과장은 이전에 갔던 취조실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방에 들어갔고 그곳엔 변호인이 서 있었다. 변호인은 김과장에게 악수를 하고 별 탈 없었냐는 무례한 안부를 물었다. 김과장은 아무 말도 없이 변호인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재판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삼 일 뒤입니다. 그때 제가 당신에게 새로운 출발을 안겨드리겠습니다.”

 

변호인은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제가 몇 가지 생각해둔 게 있는데…”

“아니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료는 이미 천위식품을 통해서 모두 받았고 숙지해 놓은 상태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자료를 정리하면서 생긴 몇 가지 의문을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그런 가요…….”

 

김과장은 변호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당한 것에 대해서 의기소침해졌다. 하지만 최대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눈이라도 내려 깔았다. 변호인은 고객의 그런 침울한 심정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당신은 지금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등급판별사라는 당신의 전문적인 직업 때문이죠. 아마 법원에서도 당신의 직업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그에 따른 후한 결과를 내놓을 겁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걸리는 부분은 당신의 성적 장애입니다. 아무리 전문직 종사자라해도 당신의 그런 능력을 후세에 전달할 능력이 없다면 당신의 능력은 반쪽자리에 불과한 거죠.”

“그건, 실은…. 저의 아내가 너무 뚱뚱하고 못생겨서 발기가…”

“어허!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지금 당신은 여성에 대해서 모독하고 있단 걸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까? 여성이란 존재는 그 존재가 어떻든 간에 대우받아야 하는 인류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금 당신의 발언은 위험수위가 넘었어요. 법정에서는 그런 걸 주의해야합니다.”

 

변호인의 고함소리에 기분이 조금 언짢아진 김과장이었지만 그저 눈을 내리깔고 변호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음, 차라리 이런 걸로 하죠. 당신은 성적장애는 직업병에서 비롯되었다. 이게 좋겠군요. 당신이 제 2공정 팀원으로 일할 때, 당신은 인간의 목동맥을 절단하여 방혈하는 업무를 맡았지요?”

“그렇습니다.”

“그 일은 서서하는 일이지요?”

“네. 대부분의 시간을 서서 일하죠.”

“좋군요. 그럼 됐습니다.”

“이런 자료가 있어요. 영국의 유명 의학센터가 발표한 연구 자료인대 하루 중 서서 근무하는 시간이 8시간 이상 되는 근로자는 혈액순환이 순탄치 않아 생식작용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자료입니다. 당신의 근로시간은 잔업까지 포함해서 10시간이 넘으니 딱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요? 혹시 무릎 뒤편에 하지정맥류도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직업병이지요.”

“아주 좋아요. 됐습니다. 법정에서는 이런 게 통합니다. 정확한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는 스토리텔링 말입니다. 이제 당신의 성기능 장애는 직업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겁니다. 아주 좋은 결론입니다. 저만 믿고 기다리세요. 당신은 분명히 승소할 수 있을 겁니다!”

 

3. 재판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는 천위식품에서 십년이상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온 근로자입니다. 그런 피고가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의 가치에 대한 심사를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피고에겐 굉장한 모함입니다. 피고는 일생동안 그리고 앞으로의 일생에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신념이 굉장히 강한 남성으로 그의 가치를 단지 인간적인 문제로 치부하여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그를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피고가 가치심사대상자가 된 것은 낮은 인간적평가점수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적평가라는 것은 본래 주관적 평가이므로 본질적으로 충분한 자료 없이 이뤄진 각 개인의 생각에 불과합니다. 또한, 피고의 낮은 인간적 평가는 그가 얼마나 직업에 충실하였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몸에서 나고 있는 이 악취는 그가 십년이상이나 천위식품에서 굳은 일을 하면서 몸에 베어버린 노린내입니다. 그의 성기능 문제도 이와 다름없습니다. 그는 하루에 10시간이상을 서서 일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성기능에도 문제가 생겨버린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는 무고한 시민 그것도 우수한 인적자원으로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야 할 한 사람을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그의 전문성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린 이 한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가치적으로 문제가 있냐없냐를 따져야 할 게 아니라 차라리 피고에게 지금까지 노력해온 그의 성과에 대해서 상을 주는 것에 대하여 논의를 하는 것이 더 마땅한 것으로 보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의 문제는 단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바로, 자신의 직업만을 사랑한 것입니다. 그에게 작은 문제들은 직장에서의 노력에 비하면 너무 보잘 것 없게 느껴졌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그의 가치를 논하기 전에 우린 그가 왜 이 자리에 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해야합니다. 문제는 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가 사회에서 부적응하고 있을 때 재판장님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그를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주었어야 했습니다. 우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를 빌어서 제가 먼저 피고에게 사과를 구하는 바입니다.”

 

변호인은 최종변론을 마치고 사죄의 의미로 김과장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앉아서 졸고 있던 김과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재판관도 김과장을 향해 고개를 한번 까딱였다. 좋은 징조인 듯 했다. 김과장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 마디의 말도 하지 못했기에 입이 바싹 말라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입을 잠깐 뻐끔거렸는데, 그 순간 자신이 한 마리 물고기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큰 조류띠 아래에서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을 멈출 수 없는 한 마리 물고기의 모습이 보였다. 물고기는 자기와 같은 속도로 함께 흐르는 다른 생물을 잡아먹으며 평생을 그렇게 살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류를 막고서 마름모꼴의 그물망이 자기 앞에 드리워지면 물고기는 분명 한 두 번 반대방향으로 힘을 쓰다가 자신이 그물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더 필사적으로 그물을 향해 뛰어 들어갔을 것이다.

 

4. 판결이후

 

판결은 승소였다. 아니, 대승소였다. 변호인의 마지막 몸짓은 재판관의 마음을 흔들었고 재판관은 김과장이 수용되어있던 지난 일주일간의 급여 또한 국가가 지급해야한다고 판결했다.

 

“축하합니다. 이제 당신은 자유입니다.”

 

김과장 주변으로 다가온 변호인은 활짝 웃으며 축하와 동시에 승소에 따른 인센티브가 포함된 명세서를 김과장에게 들이밀었다. 김과장은 고개만 까닥거리며 명세서를 받았다. 김과장은 자신이 승소에 대한 기쁨을 하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데 성공한 김과장이었지만 변호인이 말한 것 마냥 번듯한 삶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회사에서의 김과장은 충실한 노동자였으며 자신이 하는 일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생판 남 같던 변호인에 의해서 떠벌려질 때 조금 흥미를 잃은 것도 사실이었다. 또한 마음에 걸리는 것도 있었다. 언제부턴가 수용소에서 복용자가 했던 질문이 계속해서 김과장의 뇌리를 스쳤던 것이다. 죽음이 두렵냐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 자가 어디있으랴. 죽음은 두렵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이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집으로 돌아온 김과장은 욕조에 물을 받고 오래도록 씻었다. 따뜻한 온수에 온몸을 맡긴 채 김과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에 시달리다보니 자신을 가꾸고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데 소홀했다고 김과장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씻고 나온 김과장은 곧바로 집을 나와 옷가게가 즐비한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비싸보이는 옷집에 들어가 점원이 추천해주는 대로 여러 벌의 옷을 샀다. 점원은 옷이 날개다, 이렇게 입으니 얼마나 멋지냐는 둥 연신 김과장을 띄워주었다. 그러자 덩달아 신난 김과장은 자신의 작은 변화들을 마음껏 즐겼다. 집으로 돌아온 김과장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설레는 기분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자신의 변화를 직원들이 알아줄까 걱정도 되었다. 김과장은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찾은 자유에 걸맞은 새 출발을 다짐했다. 김과장에게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었다.

아침이 오고, 김과장은 다시 출근을 했다. 수입산 준중형차량을 운전하며 읍내를 벗어나 한적한 국도를 달릴 때 시원한 바람과 섞이며 자신에게 기분 좋은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는 기분도 만끽했다. 작은 마을을 돌고 돌아 천위식품에 도착한 김과장은 차에서 내려 자신이 처음 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었던 때처럼 생경한 기분으로 주변 풍경을 둘러보았다. 철골구조에 회색 샌드위치 패널로 벽을 낸 단조로운 3층짜리 천위식품 생산 공장 주변으로 ‘사람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고 현수막 뒤편에 있는 숲속에서 불어오는 솔 내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김과장은 직장이 산 속이라 좋았던 적이 여태 없었건만 오늘따라 천위식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고요가 마음에 들었다. 김과장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위식품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김과장의 날아갈 듯 좋은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본관을 들어선 이후 느껴지는 침침하고 불쾌한 기운에 휩싸여버렸기 때문이었다. 김과장은 자신의 작업장인 오염도검사실에 이르렀을 때 불쾌함이 더욱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과장은 여태 그런 적이 없었지만, 오염도 검사실에 나열된 인체의 팔과 다리 그리고 내장들이 너무나 거북하게 느껴졌다. 김과장은 자신의 그런 변화에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것들이 너무 더러워보였고, 그것들을 뒤적거리며 요리조리 살펴봐야하는 자신의 직업이 기분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김과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김과장의 속내를 알리 없는 팀원들은 밀린 일이 많다며, 김과장을 부추겼고 곧이어 작업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출근하지 못했던 터라 막대한 업무가 밀려왔다. 김과장은 검사를 기다리고 있던 인체들을 뒤적거릴 때 자신이 어떻게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팔 다리 사이를 오가며 냄새를 맡고, 만지며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는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거북함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잘려진 팔, 다리, 몸통들을 보고 있자니 실실 웃으며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던 복용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놈, 지금 쯤 팔다리가 절단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하기도 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김과장은 예전처럼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일처리를 해낼 수 없었다. 일은 자꾸만 밀려서 쌓여갔다. 김과장은 거북해하면서도 빨리 해내려고 했고, 새로 산 옷에 오염물질이 튀지 않게끔 조심하기도 했다. 빨리하고자 하는 마음, 조심하고자하는 마음이 한데 섞이자 그는 자신의 일 앞에서 허둥지둥 거렸다. 그렇게 멍청한 오리마냥 허둥지둥 거리던 김과장은 결국, 사고를 내고 말았다. 뒷걸음질 치던 김과장이 선반을 쳐, 선반위에 있던 양동이 하나를 그대로 엎어버린 것이다. 그 양동이에는 채 식지 않은 끈적한 피가 들어있었고 쏟아져 흐르면서 김과장의 새로 산 셔츠를 완전히 벌겋게 물들였다. 그런 김과장의 우스운 광경을 보고 있던 팀원 하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김과장은 웃고 있는 팀원을 째려봤다. 김과장은 끈적한 피로인해 버려버린 셔츠와 팀원을 번갈아 바라보다 속에서 욱한 감정이 밀려와 팀원을 쏘아봤다.

 

“자네, 지금 왜 웃나?”

“아휴, 죄송합니다. 과장님, 그래도 이제 본래 과장님 같으셔서 보기 좋네요.”

“뭐라고?”

“아니, 오늘 하루 종일 종종걸음으로 걷고 도체들도 데면데면하시는 모습이 소녀 같았는데 이제야 예전처럼 남자다워지셨잖아요.”

“에이, 씨발.”

 

언짢아진 김과장은 결국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았다. 그러고는 더러운 수건으로 옷과 얼굴을 대충 닦고 팀원은 무시한 채 밖으로 나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담배를 한 모금, 두 모금 깊게 빨아 마시다보니 갑자기 웃음이 픽하고 나왔다. 팀원은 갑작스런 욕설에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그 녀석은 2공정에 있을 때부터 합이 잘 맞아 김과장이 검사실로 데려온 친구였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이정도 농담은 서로 용인할 사이라는 것이다. 김과장은 자신이 팀원에게 너무 심하게 굴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셔츠는 새로 사면 될 터였다. 회사로부터 그 정도의 봉급은 받아내는 김과장이었다. 김과장은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며 남들보다 많은 돈을 받는 만큼 회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어야 하는데, 자신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김과장이 담배를 다 태우고 돌아서자 마침 농담을 던졌던 팀원이 어정쩡한 포즈로 허리를 숙인 채 서 있었다.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김과장에게 사과했다.

 

“과장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아니야. 내가 민감하게 반응했지? 잠깐 쉬고 나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생각이 붕 떠있어서 그랬네. 오늘 내가 서툴게 굴어서 팀원들 고생시킨 거 미안하게 생각하네.

“아닙니다. 제가 함부로 말해서 죄송하죠….”

“사과는 이쯤하고, 이제 들어가지. 오늘은 내가 살 테니 일 끝내고 소주나 한 잔하자고.”

“예, 알겠습니다!”

 

팀원의 기합이 들어간 대답에 김과장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쳐주어 격려했다. 다시 천위식품정문을 지나, 검사실로 들어가던 김과장은 더 이상 거북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고, 그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다짐만이 자꾸만 맴돌고 있었다. 그런 김과장의 얼굴에는 낡은 수건으로 대충 문질러 닦아낸 누군가의 붉은 혈흔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그의 결연한 의지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하윤탁(국어국문학 12)  press@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