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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부대문학상 시 부문 가작] 초롱-아귀
  • 주상현(신문방송학 16)
  • 승인 2018.11.19 16:29
  • 호수 1573
  • 댓글 0

초롱-아귀

 

달려왔습니다

죽을 만큼은 아니었어도 드러눕지는 않았습니다

 

기차는 어디를 향하고

나는 오직 기차에 담겨있습니다

기차는 언제나 같은 선을 달리는 기차이지만

그 창(窓)은 언제나 같은 순간을 담지는 않습니다

스치는 순간에도 창밖으로

스쳐가는 순간들을 지긋이,

그러다 터널

 

당장은 빛이 들지 않는

막막한 터널에 드는

순간을 바라보던 나를

바라보는 나를 마주합니다

하늘의 빛이 무섭다고

저 밖보다 이 안이 더 밝아서야

어둔 창에서 드러나는 나입니다

 

그것이 비겁한 나인 줄 알면서도

부끄러운 나 인줄도 알았기에

나는 너무 안타까워

내가 너무 슬퍼 눈물이

똑똑 창을 두드려봅니다

서로 내게 오라지만

안 되니 눈물만 창문만 똑똑

 

결국은 다시 빛이 드는

막연한 세상에 서는

순간을 마주하는 나를

마주하던 나와 작별합니다

비겁한 나이고 부끄러운 나는

끝내 저 빛이 무섭다고

그런 나는 터널에 남아버립니다

 

광원을 향해

찬란히 넓고 밝은 광원만을 바라보며

평생을 내달리다 눈이 멀고

뼈가 닳고 폐가 헐어버릴 겁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했듯이

기차가 그렇고 세상이 그렇다니

삶 또한 그래야만 하나봅니다

 

그런데

도대체 저 광원은 무엇입니까

주상현(신문방송학 16)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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