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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없는 총학, 그들이 자초했다] ③
  • 반상민, 백지호, 추예은 기자
  • 승인 2018.11.18 11:11
  • 호수 1573
  • 댓글 0
결국 총학생회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맞이했다. 항간에서는 학생회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등 총학의 신뢰가 무너졌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학생들이 학생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봤다. 그리고 총학이 왜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짚어봤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체로 총학생회(이하 총학)를 신뢰하지 않았다. <부대신문>이 실시한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83명 중 48.4%(234명)가 총학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신뢰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7.8%(38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뽑은 대표자를 믿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과거 총학의 행보를 짚어볼 수밖에 없다. 

총학의 정치활동은 매년 논란을 일으켰다. 과거 총학은 독재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세력이었다. 그러다 90년대 ‘연세대 사태’와 외환 위기를 기점으로 총학은 학생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인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2009년 ‘18367 자신감’ 총학 회장은 학생운동 단체인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을 맡아 각종 정치적 활동을 했다.‘이명박 정부 불신임’ 학생 총투표를 추진하다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불신임’이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투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3년 ‘자랑스러운 그대와, 우리 PNU’ 총학도 특정 정치색을 띠어 문제가 됐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이석기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이에 총학은 부산, 경남 지역 대학의 학생회와 연합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반면, ‘이석기 사건’에는 침묵했다. 총학이 정치활동에 매몰될 동안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학외 사안에만 주목한 나머지 학교 안 학생들의 권익 향상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총학의 독자적인 정치 활동은 학생들의 여론을 왜곡해 대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범대학 장가현(특수교육 15) 부회장은 “학생들 동의 없이 총학생회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정치색을 띠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된 총학은 부정한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 2015년 ‘으랏차차’ 총학과 2016년 ‘헤이!브라더’ 총학은 인준 받지 않은 학생회비를 임의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으랏차차’ 총학은 학생회비 무단 사용뿐만 아니라 회장이 대리투표를 은폐해 자진 사퇴했으며, 부회장은 학칙에 명시된 총학 회원 자격을 위반한 채 활동해 적발됐다. 올해 ‘위잉위잉’ 총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집행부 구성원 중 일부가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 총학을 옹호하는 글을 게시해 여론을 호도하려 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지자 총학생회장단은 해임됐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레 학생회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부대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학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들 가운데 92.7%(217명)가 총학이 각종 비리를 저질러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대표자로서 책임 없는 모습도 보여줬다. ‘자랑스러운 그대와, 우리 PNU’ 총학 회장은 당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3개월간 잠적한 뒤 돌연 중도 사퇴했다. ‘위잉위잉’ 총학은 학내 미투 운동에 늦깎이 대응을 해 피해 학생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한때 선거 직전 총학 집행부 구성원이 사퇴해 선거운동본부로 들어가는 것은 관례이기도 했다. 여전히 업무가 남아있음에도 본인들의 선거운동을 위해 집행부원를 그만뒀다. A(경영학 18) 씨는 “총학의 책임감 없는 모습은 학생들이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게 한다”라고 전했다. 

사업 및 행사를 미숙하게 처리하기도 했다. 2011년 ‘하이파이브’ 총학은 학생들과의 소통 부족과 투명성 없는 학생총회를 진행했다. 2012년 ‘함께 해서 더욱 든든한 너랑 나랑’ 총학은 별도의 입학식을 진행하면서 준비가 미흡했고 홍보가 부족했다. ‘위잉위잉’ 총학은 ‘2018 하반기 민족효원 대의원 총회’에서 절반도 못 미치는 대의원 참석에도 중요 안건들을 졸속으로 통과시켜 지적을 받았다. 일도 제대로 못하고 책임감도 없고 학생들을 위해 일하지 않으며 자기 이익만 챙기는 총학. 어느 누가 그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무너진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총학생회칙>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총학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으로 권력과 자본의 위협으로부터 진리의 전당을 지켜내고 학생들의 권익을 수호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들의 본령이다. 그동안의 총학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부대신문>이 다음 총학에 바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물었다. 대부분 신뢰 회복(307명)을 꼽았다. 본래의 역할부터 충실히 지킨다면 신뢰도를 되찾을 수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관심도 다시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상민, 백지호, 추예은 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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