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웅기 (사회복지학 석사 18)

나는 거리에서 음악을 하는 버스커다. 부산대학교 학생으로서 나의 음악을 통한 인간적 만남을 들려주고 싶다. 

난 버스킹 밴드에 속해있다. 밴드 이름은 ‘부산 사회복지사 어쿠스틱 밴드 <사부작>’이다. 풀네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 부산 사회복지사로만 이뤄진 밴드이다. 그래봐야 밴드멤버는 2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복지사로만 이뤄졌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사회복지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버스킹을 시작했다. 버스킹을 하게 된 이유는 기존 부산 사회복지가 공연문화에 소홀한 것 같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서였다. 다른 이유는 음악을 통하여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시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는 유독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사회복지의 학문적 분류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실천적 관점, 다른 하나는 정책적 관점이다. 이런 분류를 해도 결국 소통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일맥상통한 관점을 가진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통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음악을 통해 인간적인 만남을 능동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 어찌보면 음악전공자가 아니면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에 우린 도전을 했고 현재까지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을 통한 인간적 만남’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를 되돌아보니 참 구시대스러운 발상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린 통기타와 카혼(타악기), 마이크를 가지고 거리로 나선다. 힘차게 음악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준다. 그런 ‘찰나’의 순간에서 소통의 기회가 온다. 이때 우리가 지향하는 소통을 시도할 기회가 온다.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기 전 관객들의 눈빛을 찬찬히 살펴보면 무언가 잔뜩 기대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게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다른 멤버에게 물어보니 분명 자기도 그렇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괜히 버스킹할 때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멋진 척을 자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대에 만족을 느낀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대화의 처음을 여는 무난한 화두는 날씨 이야기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주로 버스킹을 하는 광안리의 날씨를 소개하며, 밴드 사부작이 광안리의 한 풍경에 어우러지고 싶다고 전한다. 그리고 우리가 버스킹을 하는 이유를 약간의 진지함을 곁들여 소통해본다. 그러나 관객들과의 일반적인 소통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주변의 소음과 장소의 한계성에 분명 무리가 있다. 그러나 우린 그들의 눈빛을 보고 이해하고 느끼며 공감하는 소통을 하려 한다. 우리에게는 매번 반복되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래도 이 음악이 관객들에게 ‘도심 속 오아시스’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힘든 사회생활에 몸이 지치고, 채워지지 않은 갈증이 생겼을 때 밴드 사부작의 음악이 현대인들의 작은 안식처가 되었으면 하는 순수한 꿈을 간직하고 실현하고 싶다. 그렇게 우린 오늘도 꿈을 가지고 광안리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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