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우리 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한 김지용 정신의학 전문의

“시험, 과제 그리고 취업… 여러분 다들 괜찮으신가요?” 사회자는 이러한 물음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 속에서 우린 정말 괜찮은 걸까? 지난 16일 성학관에서는 최근 팟캐스트 ‘뇌부자들’로 유명한 김지용 정신의학 전문의의 강연이 열렸다. 그는 청년세대의 불안하고 아픈 마음을 진단하고,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한국인 10만 명 중 25.6명이 자살을 선택한다. OECD 자살률 조사에서 항상 최상위권인 우리나라는 사회 곳곳에 불안과 압박이 만연하다. 그 중심에는 청년층이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20대 우울증 환자는 7만 5602명에 육박하며, 그 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김지용 전문의는 이러한 정신질환의 발병 이유로 무한 경쟁 사회를 언급했다. 대다수 청년이 입시부터 취업까지 경쟁에 갇혀 살기에 장기간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추후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악화될 확률이 크다. 미디어의 발전도 원인으로 꼽힌다. 각종 매체가 발달하면서 우리 심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커졌다. 많은 청년이 TV 속 화려한 연예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을 떨어트리거나, SNS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커진 만큼 정서적으로 우울해질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김지용 전문의는 “고등학생 때까진 입시로, 대학생이 돼선 학점과 경제력으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다그친다”라며 “최근엔 미디어나 SNS까지 비교심리를 유발해 정신건강을 헤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심각성이 큼에도 관련 상담 기관이나 정신과를 찾는 청년 수는 적은 실정이다. 정신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때문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병을 방치하고, 오히려 잘못된 방식으로 자신의 불안에 대처해 증세를 악화시킨다. 주로 인터넷에 의존하며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다. 또한 불안을 떨쳐내려 바쁘고 치열하게 살다 보니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처럼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양극단의 자세는 불안 대처 방법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에 그는 일상에서 불안과 우울을 극복하는 방안 세 가지를 제시했다. △속도 조절 △재충전 △동행의 태도가 그것이다. 사람의 뇌는 휴식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속도 조절 없이 쉬지 않고 일만 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뇌 속 호르몬까지 훼손한다. 따라서 여유 시간을 마련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대인관계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정신건강이 약해진다. 타인과의 정서적 교감은 건강한 정신 상태의 필수요건인 셈이다. 김지용 전문의는 “불안과 우울은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이라며 “이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순 없지만 적절한 방안으로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강연이 끝난 후, 학생들은 불안정한 감정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신은진(재료공학 17) 씨는 “최근 성적 문제로 불안감이 컸는데 그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했다”라며 “이번 강연으로 타인과 나를 계속 비교하는 태도 때문임을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본인의 감정을 더욱 정확히 이해하게 된 이도 있었다. A 씨는 “복잡한 내 감정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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