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현(일어일문학 17)

여태껏 많지 않은 글을 써 왔습니다. 시작한 글은 많았지만 맺어지는 이야기는 한 편도 쓰지 못했습니다.

항상 어느 부분까지 순탄하게 쓰여졌지만 생각해 두었던 감정의 고조가 끝나면 추운 겨울날의 시린 바람에 온기가 주눅들 듯, 마음속의 열정이 한순간에 꺼져버렸습니다. 이번 부대 문학 공모전은 이야기를 완성시킬 좋은 기회였습니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의 문장입니다. 사람의 순수성을 믿지만, 순수하지 못한, 수치스러운 자신을 알고 우울의 끝에 치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소설입니다. 자신 또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안고 있고, 주변 또한 그러하리라 단언합니다.

부족한 글을 여럿 써 왔지만, 모든 이야기의 첫 시작은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한 고백이어야 한다고 이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이 글은 스스로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 시점을 그린 얘기입니다.

너무나 부끄러워 차마 하지못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너무나 부끄러워 구태여 잊고자 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너무나 부끄러워 다른 말로 바꾸어버린 이야기도, 너무나 많습니다. 아직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에 많은 것을 뒤로 감추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번 기회는 자신의 얘기를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앞으로의 부끄러움에 대해 그려 낼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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