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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더는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 오시경 기자
  • 승인 2018.11.18 06:05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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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 화두였다. 실제로 음주운전은 매년 사망자를 400명 이상, 부상자를 수천 명 발생시키고 있다. 때문에 음주운전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음주운전이란 <도로교통법> 제44조 4항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 이상인 사람이 운전한 경우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시 운전자는 △보험료 인상 등 민사적 책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적 책임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등 행정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현행법에는 피해자의 유무에 따라 처벌을 달리하고 있다. 단순 음주운전 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2에 의거해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상해 피해자가 있을 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11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지만, 사망자를 낼 경우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또한 음주운전은 2회까지 초범으로 간주하며, 3회 이상 적발 시에만 <도로교통법>에 따라 가중처벌이 내려진다.

그저 과실?

하지만 음주운전 처벌 강도는 약했다. 법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7월까지 적발된 음주운전자 8만 6160명 중 86.9%(7만 4888명)를 약식 재판에 넘겼다. 약식재판은 정식재판과 달리 벌금형까지만 선고 가능하다. 과거보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징역형이 가능한 정식재판에 넘겨진 음주운전자 수는 전체의 8.7%에 불과하다. 

정식 재판이 청구돼도 처벌이 강하게 내려진다는 보장은 없다. 음주운전을 여러 차례 하거나 인명 사고를 내 정식재판에 넘겨진 7,494명 중 구속된 사람은 228명으로 전체 음주운전자의 0.3%뿐이다. 음주운전자의 구속 기각률 또한 25%로 전체 형사 사건 기각률인 18%보다 높다. 더구나 사망사고를 일으킨 음주운전자의 약 20% 정도만이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부상자를 낸 경우에도 95%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올해 8월까지 재판에 회부된 음주운전자 중 7.6%만이 1심에서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91.9%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에서 음주운전에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는 음주운전 사고를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인한 사고로 보기 때문이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발생해도 가해자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때문에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된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킬 시 징역 8개월에서 2년 정도를 선고받지만 이 중 77%가 유족과의 합의 등으로 실형을 피하고 있다. 

안일함에 빠졌다

약한 징계 처분은 재발률을 높인다. 2015년도부터 작년까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사람 중 44%가 재범이었다. 5회 이상 상습범이 6,712명, 10회 이상이 348명이 달했다. 지방자치 단체 중에서 부산의 음주운전 사고 재범률은 45.7%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도에 43.7%, 작년엔 45.9%였다. 반면 해외에서는 음주운전 재발을 막고자 초범에도 처벌을 강력하게 내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초범에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한다.

음주 단속기준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 음주운전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로, 일정량 이하의 음주 시 단속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술 몇 잔 정도는 괜찮다는 인식이 생겨 음주 운전에 관대해진다.

고의로 봐야한다

최근 발생한 윤창호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 내용에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0.03%로 강화 △음주운전 재범 기준을 3회에서 2회로 줄이기 △사망 사고를 일으킬 시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 적용이 있다. 이는 음주운전의 고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주 골자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한 후, 1년 만에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30%가량 줄어들었다. 하태경 의원은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법률적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지난 12일, 해당 개정안을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음주운전 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나와 있지만 상해 사고 발생 시 처벌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상해사고 시에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상해 사고 시 벌금형 처벌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이에 처벌강화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처벌만 강화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현철(초당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사람들의 윤리 의식 성장없이 처벌만 강화되면 뺑소니와 같은 다른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막기 위해 사람들에게 음주운전 예방 교육 제공과 음주운전이 중대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요구된다. 해외의 경우 음주운전 적발 시 동승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다. 연대 책임을 물음으로써 서로의 음주운전을 제지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음주운전 없는 부산 만들겠다

최근 부산시도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산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까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들에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주 단속이 특정 시간대와 장소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자주 위치를 옮겨 음주 단속을 하거나 주, 야간, 심야시간대 모두 음주운전 단속을 시행한다. 또한 음주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예방 교육을 제공해 음주운전 발생률을 줄여나가려 한다.

오시경 기자  sunlight11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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