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후, 토론자들이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있다

지난 9일 우리 학교 성평등 네트워크가 제3차 심포지엄 <시대를 넘어, 페미니스트 만나다>를 개최했다.

먼저 우리 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여명’ 김현미 연대부장이 ‘부산대학교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내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격)’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비난 글과 중앙동아리 승인 심사에서 여성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떨어진 경험 등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과 함께하는 이들 덕분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격 하나하나에 기를 쓰고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곁에서 함께하는 페미니스트 동지 덕분에 든든하다”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前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오경진 활동가가 2015년 젠더정치연구소에서 진행한 ‘응답하라 Still 영페미니스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는 1990년대 여성 운동을 선도한 영페미니스트들을 △간담회 △학술 세미나 △영상 인터뷰 등으로 소개한 것이다. 오경진 활동가는 “여성 운동의 비 연속성, 세대 간의 단절 등 여성 운동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설명 이후에는 관련 인터뷰가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과거 우리 학교 여성 운동의 역사를 짚는 발표도 있었다. 부산지역 대학여성운동 역사복원 프로젝트 브릿지(Bridge)를 대표해 참석한 지영경 씨가 ‘1985~2005, 다시 만난 부산대학교 여성운동’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총여학생회로 활동했던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총여학생회와 함께한 잡지 <HerStory>가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했다. 그는 “당시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치유하고 보듬어 안아주는 시간이 되길 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김보명(인천대 기초교육원) 교수가 ‘1990년대 대학 여성주의 실천’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1990년대 대학가 성 소수자 운동에 대한 내용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적녹보라 의제행동센터 나영 활동가가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대학 성 소수자 운동은 동아리 활동에 머물지 않고 사회 운동으로서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펼쳤다”라며 “정치*사회 운동과 연대했다”라고 덧붙였다.

발표 이후에는 △신지은(사회학) 교수 △김남이(한문학) 교수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 △김홍미리(경기대 교양학) 교수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활동가가 여성 및 성 소수자 운동을 주제로 청중과 토론을 진행했다. 몇몇 토론자는 발언 중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대강당에는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학생이 참석했다. 장재혁(중어중문 14)씨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져 1차 심포지엄 때부터 매년 참가했다”라며 “여성 운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소연(심리학 15) 씨는 “90년대 대학 내 여성 운동 및 성 소수자 운동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라며 “하지만 청중과의 토론에 아쉬운 부분이 있어 다음 행사에는 청중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