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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상업, 그 경계의 자유로움
  • 추예은 기자
  • 승인 2018.11.10 22:53
  • 호수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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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 <Look Mickey> (1961作)
리처드 해밀턴 <오늘날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또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1956作)
앤디 워홀 <Green Coca Cola Bottles> (1962作)

 

화려한 색채의 화폭 속, 상업제품과 유명 스타들의 얼굴이 있다. 똑같은 이미지들은 반복해서 가로와 세로로 배열돼 있다. 팝아트의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의문에 휩싸이게 된다. 이들은 예술과 상업 중 과연 어디에 가까울까.

팝아트(Pop art)는 대중예술(Popular art)을 의미하며, 1950년대 미술평론가였던 로렌스   알로웨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팝아트는 반(反)예술운동인 다다이즘에 영향을 받았다. 미술계 주류였던 추상표현주의가 지닌 엄숙함과 정신세계를 그린 주관성에 반발하며 새로 등장한 현대미술의 사조인 것이다. 이는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 기법에 영향을 받아 일상의 사물을 새로운 예술적 문맥에 놓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상품광고 △코카콜라병 △만화 주인공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이미지를 소재로 했다. 팝아트는 △대중문화적 △재현적 △비개성적인 것을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팝아트는 196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확산돼나갔다. 팝아트는 당대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두 가지의 경향으로 나눠볼 수 있다. 1950년대 초기 영국의 팝아티스트들은 작품을 통해 당시의 대량생산과 소비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 리처드 해밀턴의 <오늘날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또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작품은 막대사탕을 들고 있는 보디빌더와 전등갓을 쓴 나체의 여성을 중심으로 △진공청소기 △텔레비전 △창밖 광고판 등이 그려져 있다.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였던 상품들에 둘러싸여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현대인을 풍자하며 이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반문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팝아티스트들은 경제발달에 따른 대량생산과 소비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이들은 자신의 미술품을 소비사회의 상품으로 여기며 교환가치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앤디 워홀은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해 제품을 대량생산하듯 한 이미지의 작품을 제작했다. 실크스크린 기법이란 실크 등의 천 위에 도안을 놓고 잉크를 부어 인쇄하는 공판화의 기법이다. 작업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현대의 상업주의 사회에서 예술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Green Coca Cola Bottles>는 흔히 볼 수 있는 코카콜라 병을 소재로 완성됐다. 대중이 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있게 해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이분법적 구분을 무너뜨리고자 한 의도가 담긴 것이다.

이처럼 팝아트는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위계를 두지 않고자 했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간적 가치를 상실하는 모습을 그대로 수용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비판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주은 교수는 <소비사회의 미술, 팝아트>라는 글에서 ‘소비사회의 논리는 자본주의 체계를 통해 뒷받침되며 돈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며 ‘미국의 팝아티스트들은 이러한 현실을 아주 냉랭한 방식으로 넌지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추예은 기자  miin203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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