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캠퍼스가 온통 단풍과 낙엽으로 물들었다. 장광경이다. 우리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는 금정산에 자리 잡고 있다. 산과 숲과 계곡에 자리 잡은 대학교인 것이고, 이들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는 것과 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춘 대학교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 캠퍼스가 사시사철 아름답고 잘 정리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 색감 없는 건물 페인트, 정돈 안 된 나무와 숲, 오래 방치 된 쉼터, 낡고 앉기 어려운 벤치, 인도 없는 도로, 낡은 콘크리트 인도, 난개발 된 교문과 넉터 주차장, 방치된 학생회관 등 정말이지 부산대학교 캠퍼스는 방문객은 물론이고 대학 구성원들에게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수준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지방거점 대학교의 캠퍼스와 비교해 봐도 그렇다. 이런 상황은 문제다.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   

물론 최근에 새로운 건물들이 연이어 들어서고, 인도를 조성하고 나무 데크를 까는 등 캠퍼스 조경을 위해 대학당국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캠퍼스 조성을 위한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캠퍼스를 멋있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우리 학교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제고하고, 부산대의 대외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멋있고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하는 학생과 교직원은 맡은 바 일을 잘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대한 대학구성원들의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특단의 대책은 몇 가지 자세를 요구한다. 첫째, 캠퍼스 운영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새로운 건물을 크게 지을 것이 아니라 필요한 건물은 새로 짓되, 기존의 건물을 적은 예산으로 잘 리모델링 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리모델링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다고 낙후된 건물을 그냥 신축 전까지 방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래된 건물은 위험하고 불편하기도 하거니와 우리 학교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보행권과 산책권을 보장하는 인도를 캠퍼스 전역에 멋지게 만들자. 예산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운영의 묘를 살리자. 둘째,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산과 계곡과 숲이 어우러지는 캠퍼스를 만들자. 미리내와 함덕내를 중심으로 계곡을 십분 활용하여 ‘물의 캠퍼스’를 만들고, 유실수를 포함한 다양한 나무를 많이 심어 깊은 산 속에 들어 와 있는 느낌을 주는 ‘숲 캠퍼스’를 만들자. 그리고 계절별로 피는 다양한 꽃을 심어 ‘꽃밭 캠퍼스’를 만들자. 커피 빌리지 축대에 새봄마다 피어오르는 철쭉의 자태를 캠퍼스 곳곳에 만들자는 것이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하는 것은 우리 대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고 능률을 제고하며, 우리 학교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이라면 당장 시작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