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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서비스, 새로운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8.11.04 03:23
  • 호수 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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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는 커풀 서비스가 불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 T 카풀 크루’를 오픈했다. 카풀 운전자가 이용자를 원하는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대가를 받는 서비스인데, 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통 개선에 경제적 이익도

카풀 서비스는 자가용 운전자가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차로 데려다준 뒤 돈을 받는 것이다. 카풀 이용자는 택시보다 싼값에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하고, 운전자는 이용자에게 받은 대가로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조동혁(숭실대 경영학)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공유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라며 “카풀 서비스도 이에 따라 긍정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사람이 카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카카오 T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56%에 달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5,68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56%가 24시간, 34%가 출퇴근 시간에 카풀 서비스를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이는 고객들이 택시를 출퇴근 시간에 원활히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7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수도권 지역 ‘카카오 T 택시’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실제로 출퇴근 시간 택시 공급이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김재영(고려대 글로벌경영학) 교수는 “대도시 지역은 출퇴근 시간에 교통 혼잡과 승차 거부 등 문제가 큰 상황”이라며 “카풀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1항에서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하는 데 제공하거나 임대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단, 출퇴근하면서 승용 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허용한다고 예외를 둔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공급이 부족한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도입하는 데 걸림돌 있어

하지만 택시업계는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최근 기본요금이 인상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손님을 뺏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출퇴근 시간’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카풀 서비스가 도입되면 그들이 입는 경제적 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작년 11월 카풀 애플리케이션 ‘풀러스’가 이용자별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시간 선택제’를 도입하자, 택시업계가 강력히 반발해 이를 무산시킨 적이 있다.

지난달 4일 수도권 지역 택시 단체 4곳이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집회한 것을 시작으로 18일에는 전국 택시 노동자가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부산 택시업계에서도 2천여 명이 참가했으며 그날(18일) 하루 동안 ‘카카오택시’ 호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정지구 서울 지역 본부장은 “현재도 자가용으로 사업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있다”라며 “카풀 서비스가 확대되면 이러한 문제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두고 범죄를 비롯한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C&I 소비자연구소는 전국 만 19세~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이유로 ‘범죄 악용 가능성이 크므로’를 택한 사람이 71.7%로 가장 많았다. 운전면허와 별도로 택시 운전 자격증이 필요하고 꾸준히 신원을 확인하는 택시업계와 달리, 카풀 서비스는 운전자를 선정 및 관리하는 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선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운전자가 이용자를 살해하거나 성폭행한 일이 사회적으로 문제되기도 했다. 정재협(스포츠과학 13) 씨는 “택시비 부담을 덜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카풀이 범죄로 악용되지 않도록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경쟁 아닌 상생으로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어, 국토교통부는 ‘별도의 직업을 가진 운전자가 하루 두 번만 운행’하도록 제한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출퇴근 시간대를 특정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 간 입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애초에 카카오모빌리티가 내세운 서비스 시간과도 맞지 않는다. 

이에 정부가 나서 규제를 시도하기보다 업계 간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영 교수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하는 제한은 새로운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라며 “관련 논의를 거부 하는 택시업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헌영(도시공학) 교수도 “4차 산업이 발전하는 경향에 따르면 카풀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하는 것이 맞지만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정부와 두 업계 간 협상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카풀 서비스가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운전자를 검증할 방법도 필요하다. 노영빈(조선해양공학 15) 씨는 “운전자를 신뢰할 수 있도록 확실한 직업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라는 의견과 함께 “택시업계만큼 범죄 이력이 있는지 등 확실한 신원 인증도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재영 교수도 “카풀 서비스 업체가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지 확인하고 동시에 IT를 이용한 이동 동선 추적 등 사회적 안전망에 투자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성 기자  shavedcastl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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