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표를 향한 비판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발단은 하반기 대의원 총회였다. 학생총회 다음으로 최고 의결권자가 모이는 자리이기에 몇 주 전부터 개회 날짜가 공지됐다. 하지만 대의원 130여 명 중 참석한 인원은 고작 38명. 매번 꾸준히 높은 출석률을 보인 건 아니었지만, 정기 총회조차 열리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몹시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대의원도 아닌 내가 이럴 정돈데 총학생회는 오죽했을까. 그들은 발 빠르게 사전인준을 받고 임시 대의원 총회 날짜를 정하려 단과대학별로 참석가능인원 수도 조사했다. 총학생회 사업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이에 따라 며칠 후 열린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는 공결자가 참석자보다 많은 62명이었다. 이렇게 소수로 진행된 대의원 총회에 무슨 정당성이 있겠는가. 단지 속전속결로 넘어갈 뿐이다.

거기다 총학생회는 일반 학생들과의 소통이 활발한 마이피누 학생회 게시판을 폐쇄하겠단다. 마이피누에서는 일일이 대응하기 힘드니 앞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답하겠다고. 일부 공감한다. 그들에게 마이피누는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상대해야 해 피곤한 곳이니까. 한데 마이피누를 이용하는 데 다른 목적도 있었나 보다. 공식계정 말고 익명의‘개인’계정으로 총학생회를 옹호하는 댓글이나 남을 비방하는 댓글을 적으려는 이유 말이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이러한 일들을 벌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10개의 계정이 있었다는 사실로서는 말이 안 된다. 특히 일부  게시글에서 자기 아이디로 밝혀진 총학생회장은 이를 나 몰라라 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에 대한 대응으로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며 총학생회라는 단체가 회칙 상 크게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건 참 뻔뻔하다.  

총학생회에게 회칙은 자신들의 행동이 옳다고 합리화하는 척도로만 쓰이나 보다. 회칙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다 괜찮다고 여기는 것이다. 와중에 중앙운영위원직을 중도 사임하겠다는 단과대학 학생회장 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운영위원직 사임은 소속 단과대학 학생들의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에 총학생회는 회칙에 자진사퇴 규정이 없으니 단과대학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고 오라며 판단을 떠넘겼다. 총학생회장이 회칙에 따라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일련의 행동들을 비춰봤을 때, 총학생회의 태도는 책임 회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직에는 책임을 요한다. 나도 올해 신문사의 부장직을 맡을까 망설이며, 이에 따라 짊어져야 하는 책임을 부담스러워 했다.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되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시 전면에 설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이렇게 수많은 고민을 한 채 부장직을 하겠다고 결정했는데, 학생 대표라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내 부담감이 우습게 보일 정도다. 본인들이 하고 싶어 다수의 투표를 거쳐 뽑힌 대표들이 아닌가. 작년 선거 때 그들은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했다. 허나 지금 보이는 무책임한 태도로는 아무도 당신네를 신뢰하지 못한다. 거울에 비친 스스로를 보고 부끄러운 줄 알아라. 작년에 다짐했던 목표조차 못 지키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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