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삶을 ‘기획’한다. 그러나 우리가 기획한 삶은 때때로 현실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한다. 보다 더 나은 삶을 기획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12일 열린 최장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내 삶의 기획자 되기’ 강연에서는 이러한 고민에 빠진 청춘들이 모였다. 

‘기획’은 전문직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다. 이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엿볼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프레임을 가지고 일부분만 공개됨으로써 특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장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기획은 동일한 존재를 다른 의미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며 우리 일상 자체다”라고 말했다. 

똑같은 매일을 새롭게 기획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삶이란 더 나은 내일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오늘의 반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일한 것이 영원히 다시 돌아온다는 니체의 ‘영원회귀’로 설명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일상에서 기시감을 느끼며, 자칫 오늘이 과거의 반복이라는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니체의 주요 메시지는 반복되는 동일성 안에서 차이를 발견함으로써 삶을 긍정하고 주체성을 찾는 것이다. 그는 “삶에서 기획이 필요한 이유는 반복되는 오늘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내 삶의 기획자로서 어떤 습관이 필요할까?그는 우선 작지만 일정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는 고대 로마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로 설명된다. 원자가 방향을 바꿔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면 자연 만물이 생성되지 않듯, 인간도 관성적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태도에 변화를 주는 것은 한 사물에 숨겨진 의미를 응시하는 ‘광학훈련’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외시(Denotation)’ 보다 ‘공시(Connotation)’로 그 이면을 파악하는   의식적 훈련이 필요하다. 비슷한 일상에서 작은 변화들을 끊임없이 주목한다면 자신의 삶을 색칠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다시금 강연의 주제가 조명됐다. 그는 “내 삶의 기획자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숨겨진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스스로의 삶이 멋지게 기획될 수 있다고 긍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당부를 끝으로 강연이 마무리됐다. 

학생들은 강연을 듣고 자신의 삶을 꾸며나가는 데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이채리(한국음악학 17) 씨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삶을 기획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게 돼 뜻깊었다”라고 말했다. 교수학습지원센터 김윤지 학습지원부 전임연구원은 “이번 강연으로 대학생활과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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