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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신호가 아니기를
  • 김미주 교육부장
  • 승인 2018.10.07 10:20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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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주 교육부장
우울을 겪는 사람에게 감정 기복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 밀려오는 불안감은 세상에서 자신을 지워버리는 일을 쉽게 생각하도록 한다. 마음이 약해진 이들은 스스로 이성적인 개선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부담이다.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사람을 위해 24시간 상담 시스템인 ‘자살예방핫라인’이 구축돼 있다.  
 
그러나 이는 안타깝게도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진 못하고 있다. 힘든 사람은 많은 데 비해 상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자살예방센터는 밤에 당직을 서는 인원이 2~3명에 불과해 서울 전체에서 접수되는 신고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의 한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하루에 접수되는 신고만 평균 7~80건에 달하지만 출동이 가능한 경우는 한 건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자살예방센터는 전화 상담만으로 인력이 부족해 정말 긴박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대비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상황은 민간단체도 마찬가지다. 경남의 한 민간단체는 인력이 부족해 2~3명의 인원으로 하루 평균 46건의 전화 상담과 현장 대응을 수행한다. 이러한 실정으로 현장 상담이 필요할 때, 경찰이 출동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상담을 요청했던 신고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있다. 2016년 한 자살예방센터로 신고가 접수됐다. 위급함을 직감한 상담원은 경찰에 출동을 요청했다. 경찰이 도착하고 ‘괜찮다’는 말에 경찰은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곧 상담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경찰을 부른 것에 항의했고, 신고자는 한 시간 후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무엇이 그의 안타까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우울을 겪고 있는 필자는 비슷한 감정을 겪었던 친구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친구는 우울증이 걸린 이유부터 과정까지 내 감정선을 이해하고 나름 극복방법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필자는 사실 이 친구와 이야기하기 전에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아무에게나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곧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에 나를 더 부정적으로 규정했다. 이런 과정을 수차례 겪었던 필자는 희생된 신고자의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을 보고 신고자가 자신의 상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랐을 뿐인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됐다는 생각에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필자가 아무에게나 감정을 표현하고 난 후에 후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주변에 친구들이 많음에도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친구 한 명이다. 그마저도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서로가 안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싫어 대화를 시작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친할수록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따라서 지인이 없는 경우뿐 아니라, 이렇게 ‘심리적’으로 고립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누군가 필요하다. 이때 여러 내담자를 만나온 상담사가 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세세하게 헤아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긴박한 신호에 응답할 상담사는 아직 부족하다. 주변에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모두 알아차리기란 힘들다. 하지만 같이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악의 선택 이전에 앞으로 행복해질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김미주 교육부장  o3ool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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