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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만인의 놀이터로 거듭나다
  • 반상민·배현정 기자
  • 승인 2018.10.07 07:02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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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예술. 이렇게 연극을 정의하는 이들이 있다. 대중에게 연극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뭉친 ‘부산극회연합’이다. 이는 부산 소재 6개 대학 △경성대학교 △동아대학교 △동의대학교 △부경대학교 △우리 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의 연극 동아리원들로 구성돼있다. 부산극회연합 김민우(경영학 14) 회장은 “연극을 비롯한 예술이 등한시되는 사회에서 청년연극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극회연합(이하 극회연합)은 부산 내 청년연극인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연극 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부산극회연합 연극제’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연극놀이터’를 선보였다. 연극놀이터는 대학생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로 연극을 직접 구성해보는 자리다. 이는 비 연극인에게 연극의 매력을 전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청년연극을 알리려는 극회연합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경성대학교 △우리 학교 △동의대학교 총 3곳에서 각각 다른 주제의 연극놀이터가 진행됐다. 이중 <부대신문>이 우리 학교에서 열린 연극놀이터 현장을 찾아가 봤다.

지난달 18일 학생회관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두 번째 ‘연극놀이터’가 열린 것이다. 이날 주제는 ‘서로 알아가는 놀이터’로, 연극을 매개로 상대방을 공감하고 서로 교감하는 것이 취지다.

무대조명만이 빛나는 대강당 가운데 열댓 명의 관계자와 참가자가 둥글게 원을 이뤘다. 마주 본 이들은 ‘자신을 가리키는 키워드’를 정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김민우 회장은 “구성원들이 서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라며 “함께 연극을 만들기 위해선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한 참가자는 아르바이트 인생, 집순이 등의 키워드를 작성했다. 아르바이트로 가득한 일상을 토로하며 쉬는 날에 집에만 있는 습관을 말한 것이다. 이에 많은 공감과 위로가 쏟아졌다.‘나도 일상이 아르바이트다’,‘역시 집이 최고다’등 자연스레 대화가 펼쳐졌다. 또 다른 참가자는 키워드로 멋있음, 똑똑함 등을 적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나는 내가 멋있고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능청스러움에 결국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초반의 어색함은 금세 사라지고 웃음과 활기가 꽃피었다.

연극놀이터에선 서로 간의 교감은 연극의 토대가 된다. 극회연합은 진정한 교감이 속마음을 공유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이 때문에 구성원들이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준비했다. 네다섯 명씩 조를 이룬 구성원들은 처음엔 망설였으나 차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바쁜 일상에 치여 나 자신을 잃은 느낌이다’, ‘나는 뚜렷하게 잘하는 일이 없다’ 등 구성원들의 적적한 마음들이 하나둘 드러났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진심 어린 말도 아끼지 않았다.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며 격려하고 ‘본인의 장점에 주목하면 좋겠다’며 조언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나온 고민들로 극본이 완성된다. 고민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가상의 능력’으로 거듭난다.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이를 연극의 제재로 삼는 것이다. 연극 내에서만이라도 고민과 아픔으로부터 자유롭고자한 취지가 담겼다. 김민우 회장은 “구성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감정을 풍부히 드러내도록 이와 같은 플랫폼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15분. 제한된 시간에 각 조의 구성원들은 거침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을 토대로 극본을 짜냈다. 이성에게 인기가 없어 고민인 이를 마성의 매력을 소유한 캐릭터로 만들었고, 매번 자신이 한 일에 후회가 가득한 이에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또한 주인공을 참여자 중 소심한 성격 탓에 짝사랑한 친구에게 고백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이로 정했다. 이 주인공이 마성의 매력을 가진 이로부터 연애 조언을 듣고 과거로 돌아가 결국 사랑을 쟁취하는 것이 주 내용인 것이다.

중간 중간에 등장인물들이 대사를 놓치는 등 어설픈 모습도 보였다. 관객들은 이에 ‘괜찮아!’라고 응원해주었고, 연극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동아대학교 극예술연구회 이지윤 회장은 “여러분의 열정적인 모습에 마음이 뿌듯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민우 회장은 “비 연극인들이 참여해 연극이 좀 더 참신하게 구성됐다”라고 호평했다.

공연을 끝으로 두 번째 연극놀이터가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보람찬 경험에 감사를 표했다. 김승윤(해운대구, 20) 씨는 “연극놀이터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 진행이 재밌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A(서울시, 23) 씨는 “멀리서 온 보람이 있다”라며 “팀원과 극회연합 관계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감사 인사와 함께 연극놀이터의 의미를 강조했다. 당일 진행을 맡았던 이지윤 회장은 “연극이란 분야는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다”라며 “이 취지가 여러분께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반상민·배현정 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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